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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미그로스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 450여명이 낮은 임금인상률에 항의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터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6%인 반면, 이들의 올해 임금인상률은 고작 8%에 그친 것이다. 파업 노동자들은 성명을 통해 “미그로스가 2020년 4억300만리라(한화 약 353억5922만원)의 매출을 올린 만큼 노동자들은 시급을 4리라(약 350원)씩 더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은 파업 노동자와 의견을 조율하는 대신 257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것으로 강격 대응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이스탄불 베이코즈에 위치한 미그로스 회장 툰자이 외질한의 자택 앞에서 사측의 결정을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하지만 경찰이 시위에 개입해 총 68명을 연행해 더 큰 논란이 됐다. 사유지이자 대로변에서 늦게까지 시위를 이어가 거주민의 평화와 공공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특히 이번 시위에서 경찰에 연행된 노동자 중 한 명인 귤라비 악수의 말은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전에 4리라에 사던 우유는 이제 11리라가 됐다. 우리는 마른 빵이라도 먹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어떤가”라며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아이들에게 좋은 미래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행된 노동자들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풀려났지만 회사와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매섭다. 소셜미디어에서 터키 누리꾼들은 “직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 “기업이 착취하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지했다.
아울러 해시태그 ‘#MigrosBoykot(미그로스 보이콧)’을 달거나 미그로스 매장에서 사람들에게 불매 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더 이상 미그로스에서 쇼핑을 하지 말자는 운동도 진행 중이다.
노동자들이 수갑을 찬 모습이 온라인에서 뭇매를 맞자 이스탄불 경찰청은 성명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모습에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라며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터키 노동부 장관 베다트 빌긴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그로스 직원들의 고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희생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