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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안탈리아는 연중 따뜻한 날씨가 지속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휴양 도시인 동시에 채소와 과일이 풍부하게 생산되는 곳이다.
안탈리아에서 생산된 채소와 과일은 터키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수출되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가장 많은 물량을 수입하는 나라다. 안탈리아에서 두 국가로 농산물을 수출하는 중개인만 144명, 상인은 무려 400여 명이나 된다. 가장 많이 수출되는 품목은 토마토와 고추다. 특히 캘리포니아 고추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95%가 수출길에 오른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수출길이 막히자 안탈리아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농산물 가격이 일주일 사이에 약 50% 떨어졌으며, 주요 수출 품목인 토마토의 가치는 60% 하락했다.
현재 안탈리아에서는 일주일 전 15리라(한화 약 1300원)에 판매되던 토마토가 5리라(약 430원)에, 16리라(약 1400원)에 판매되던 고추가 11리라(약 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각각 13리라(약 1130원)와 17리라(약 1500원)에 판매되던 피망과 호박의 가격은 8리라(약 700원)로, 17리라에 판매되던 오이의 가격은 14리라(약 1200원)로 떨어졌다. 이에 수확을 아예 포기해버린 농민들도 있다.
운송업 종사자들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안탈리아도매중개연합회 회장 하산 알리 이을마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전에는 하루에 30대의 트럭이 우크라이나를 향했으나 지금은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다. 운송업 종사자 메흐멧 잔 유렉 역시 인터뷰를 통해 수익이 40~60% 감소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향할 예정이었던 트럭들은 현재 안탈리아에서 무기한 대기 중이다.
이을마즈 회장은 “수출이 불가능해진 농산물이 내수시장에 판매될 예정”이라며 “터카 소비자들은 채소를 싸게 먹을 수 있어 좋겠지만 생산자의 권리 보호를 시장 가격에 반영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고추의 경우 앞으로 가격이 5리라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폭탄이 우리에게도 떨어진 것 같다. 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