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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체게바라’ 암살공모 부르키나파소 전 대통령 종신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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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4. 07. 14:17

FILES-ZIMBABWE-THOMAS SANKARA-SUMMIT <YONHAP NO-5336> (AFP)
토마 상카라 전 부르키나파소 대통령./사진=AFP 연합
‘아프리카의 체게바라’로 불렸던 토마 상카라 전 부르키나파소 대통령에 대한 암살 공모 혐의로 블레즈 콩파오레 전 대통령이 종신형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 군사법원은 6일(현지시간) 1987년 쿠데타 당시 그의 전임자인 상카라 전 대통령을 암살한 데 대한 공모 등으로 콩파오레 전 대통령에 종신형을 선고했다. 선고가 이뤄지자 재판장에선 35년만에 정의가 실현됐다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재판을 지켜본 상카라 전 대통령의 부인 마리암 상카라는 “우리가 요구했던 정의와 진실이 이뤄졌다”며 부르키나파소에서 정치 폭력의 종식이 이뤄지길 촉구했다.

상카라 전 대통령 암살과 쿠데타에 가담한 길베르 디앙데레 장군과 전 정보 수장 야상트 카판도도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하야 요구 시위로 권좌에서 쫓겨나 코트디부아르에 망명하고 있다. 이번에도 재판은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코드티부아르가 송환하지 않는 이상 콩파오레 전 대통령이 실제 종신형을 살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부르키나파소인들은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열정적인 마르크스-레닌주의자이자 좌파 아이콘인 상카라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각 분야에서 기간산업 국유화 등 급전적 개혁을 단행했다. 토지개혁을 단행해 농부들에게 땅을 배분하고 면직물 생산을 끌어올렸으며, 교육을 중시해 국민들의 문맹 비율을 크게 낮추는 데 기여했다. 아울러 여성 할례와 일부다처제, 강제결혼을 금지하는 등 여권 신장에도 힘쓴 인물로 평가 받는다.

상카라 전 대통령은 ‘의식의 탈식민지화’를 주창하며 서구의 신식민주의와 위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프랑스 식민지 때 쓰인 ‘오트 볼타’라는 나라의 이름을 현재 ‘부르키나파소’로 바꾼 것도 상카라 전 대통령이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 좌파와 젊은 층 사이에선 인기가 높았지만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은 그를 껄끄러워 했다.

그는 1987년 10월 15일 콩파오레 전 대통령이 주도한 쿠데타 도중 암살됐다. 탄환 전문가들에 따르면 암살단에 의해 살해될 당시 상카라 전 대통령은 가슴에 최소 7발의 총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이 쿠데타로 권좌에 올라 2014년까지 27년간 장기집권했다.

서아프리카 빈국인 부르키나파소는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쿠데타가 이어지며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24일 또 쿠데타가 발생해 로슈 카보레 전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이번 재판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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