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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드론이 ‘가미카제 드론’?…서방 언론에 표현 수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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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10. 24. 16:00

Russia Ukraine War Drones Explainer <YONHAP NO-4573> (AP)
이란제로 추정되는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 잔해가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쿠피얀스크에서 발견됐다./사진=AP 연합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자폭 드론(무인기)을 이용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아시아계 단체가 일부 언론이 자폭 드론을 '가미카제 드론'이라고 표현하는 데 대해 수정을 요구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언론모임인 아시안아메리칸기자협회(AAJA)는 21일 요청문을 통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이란산 자폭 드론을 가미카제 드론으로 표현하는 매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미카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 특공대를 지칭한다.

AAJA는 러시아군이 운용하고 있는 드론이 일본과 아무 관련이 없지만 가미카제 드론이라는 별칭이 널리 사용되면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증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AJA에 속한 한 언론인은 "독자들에게서 가미카제 드론이라는 표현이 적당한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지역 안보 전문가인 다나카 고이치로 게이오대학 교수는 1975년 레바논 내전이 발발한 이후 미국 언론에서 자폭 공격을 가미카제 특공대에 빗대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미카제 특공대는 군사시설만 노린 반면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자폭 드론은 비군사시설까지 공격하고 있다면서, 해당 명칭이 지나치게 확대돼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AAJA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특정 지역의 이름을 바이러스에 사용하지 말 것을 언론에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에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가 급증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3월 19일부터 지난해까지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1만 건 이상 발생했고, 지난해에만 300% 이상 늘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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