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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 우크라이나·러시아 시민단체 한 목소리로 푸틴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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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12. 11. 14:35

NORWAY-NOBEL-PEACE-PRIZE-CEREMONY <YONHAP NO-4023> (AFP)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왼쪽부터)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렉스 비알리아츠키의 아내 나탈리아 핀추크,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의 얀 라친스키 이사회 의장,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의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 대표가 수상하고 있다./사진=AFP 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시민단체와 벨라루스의 인권운동가가 수상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략 전쟁을 규탄했다.

10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치러진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의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 대표와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의 얀 라친스키 이사회 의장,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렉스 비알리아츠키의 아내 나탈리아 핀추크가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 10월 노벨위원회는 이들이 수년간 권력을 비판하고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호할 권리를 증진해왔으며 전쟁범죄, 인권침해, 권력남용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시상식은 유엔 세계인권선언 채택 74주년에 열리며 의미를 더했다.

마트비추크 대표는 시상 후 연설에서 종전을 위해 러시아와 협상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누구보다 평화를 원한다면서도 "평화는 공격받는 나라가 무기를 내려놓음으로써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평화가 아닌 점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위한 투쟁은 침략자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잔인함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마트비추크 대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를 전쟁범죄가 2만7000건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CCL이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치가 작동하고 정의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전쟁에 협력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국제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친스키 의장도 푸틴 대통령이 저지르고 있는 전쟁은 '미친 범죄'라며 강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그는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 및 구소련 국가들의 역사와 국가로서의 지위, 독립을 훼손하고 있으며, 미친 범죄적 침공 전쟁을 이념적으로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투옥 중인 남편 비알리아츠키를 대신해 시상대에 오른 핀추크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독재 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의 목소리가 억압받고 외면받는 오늘날의 벨라루스와 같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권위주의 정권에 저항해 온 비알리아츠키는 지난해 7월부터 탈세 혐의로 투옥 중이다. 그는 이번 시상식에 연설문을 전달하려 했으나 벨라루스 당국에 저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슬로의 러시아대사관 앞에는 우크라이나인 약 20명이 모여 러시아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단체와 개인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에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항의시위를 주도하는 한 시위 참가자는 "러시아 인권단체의 공헌은 인정하지만 침략 전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타이밍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쟁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책임을 두고도 우크라이나 CCL과 러시아 메모리알은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마트비추크 대표는 "러시아 국민은 이 수치스러운 역사와 세력 확장 욕망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라친스키 의장은 러시아의 침공이 '엄청난 짐'이라면서도 "집단적 죄책감은 기본적으로 인권 원칙에 반한다"고 선을 그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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