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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대재해 판결로 기업활동 위축되면, 일감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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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4. 12. 18:15

법원이 요양병원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하청근로자 사고 책임을 원청 대표에게 물어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해 '엄벌만능주의'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된 가운데 4월부터 중대재해법 재판이 줄줄이 열린다. 원청은 처벌이 과하다고, 노동계는 원청책임 강화를 주장하는데 위헌법률심판 제청까지 제기돼 경제계와 노동계가 긴장하고 있다.

12일 법원과 고용부 등에 따르면 이달부터 만덕건설, 한국제강, 엘디에스산업개발, 두성산업, 엠텍, 건륭건설, 제동종합건설, 태성종합건설, 삼강에스앤씨, 시너지건설 등에 대한 재판이 이어질 예정이다. 산재 사망사고 등으로 기소된 기업들인데 재판부가 중대재해법을 어디까지 적용하고, 형량과 벌금을 얼마나 선고할지에 기업의 관심이 온통 쏠린다.

지난해 611건의 산업재해가 발생, 644명이 숨졌는데 이 중 229건에 중대재해법이 적용됐다. 고용부는 34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18건은 내사 종결했다. 검찰은 11건을 기소, 1건은 불기소 처분했다. 법원은 첫 판결로 요양병원 공사 사망사고로 기소된 원청 온유파트너스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해 양측으로부터 불만을 샀었다.

4월부터 본격화될 재판에서 법관들이 법과 양심에 따르겠지만 큰 원칙은 있어야 한다. 산재 사망 시 원청만 책임을 묻는다면 사고 예방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기업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법대로 판단하되 산업재해도 줄이면서 일감 유지, 투자 촉진, 기업경영 활성화 등의 토끼를 다 잡을 판결을 기대한다. 법무팀이 없는 힘없는 중소 원청 기업 대표만 처벌받아서도 안 된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이행조치를 규정한 4조 1항,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규정한 6조 2항 규정이 모호하고, 경영책임자가 부담하는 형사책임이 과하며 음주운전 사고에 비해 법정형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위헌법률 심판이 제기된 상태다. 헌재 판단에 따라 재판이 영향을 받을 텐데 법 취지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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