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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간의 오랜 왕세자 기간을 거친 찰스 3세는 지난 6일(현지시간) 대관식을 치르고 영연방 국가의 군주임을 공식 선포했다.
이날 찰스 3세의 대관식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캔터베리 대주교의 집전하에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됐다. 대관식 참석자들은 "신이시여 국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King)"를 외쳤다.
대관식 당일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십만 명의 인파가 왕의 행렬을 보기 위해 몰렸지만, 모든 이들이 찰스 3세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은 아니었다. 대관식이 진행되는 도중 한편에서는 군주제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 이날 반군주제 시위 참가자들은 '나의 왕이 아니다(Not my king)'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야유를 퍼부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금으로 치러지는 이날 대관식 비용은 최소 1억 파운드(한화 약 1700억원)로 추정돼 '혈세 낭비'라는 비난 의견이 빗발쳤다. 가디언은 찰스 3세의 재산이 최소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민 혈세로 대관식과 왕실 보조금을 지원해 줘야 하는 가를 지적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잇단 악재로 영국이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왕실 존립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특히 찰스 3세의 즉위 초기 지지율이 55%에 머무는 가운데 오랜 기간 국민들의 신임을 얻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와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해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에서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스코틀랜드 집권당은 찰스 3세의 즉위와 별개로 독립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으며,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도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찰스 3세는 즉위와 동시에 군주제 반대 국민과 영연방 국가들을 설득하고 대영제국의 일원인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민심까지 다독여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