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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딜레마 빠진 佛 항공업계…친환경 연료 생산 위해선 추가 원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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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3. 06. 26. 17:18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항공기만 고려하더라도 원자로 15개 추가로 필요
air france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항공업계가 2050년 목표로 하는 친환경 연료 전환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사진=픽사베이(PIXABAY)
환경보호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탄소중립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항공업계가 친환경 연료 전환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현지매체 웨스트프랑스는 25일(현지시각) 친환경 항공연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전기가 필요하며 그에 따라 원자로가 추가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ICAO(국제민간항공기구)는 지난해 10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총회를 개최하고 탄소중립이라는 전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2050년까지 모든 회원국들이 친환경 항공연료 개발에 투자하고 공항 신축을 지양하는 등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ICAO가 제시한 기한인 2050년은 탄소중립을 실시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중 전체의 2.5%는 상업 항공기에서 발생한다. 매년 2만5500대의 비행기가 약 10억톤의 등유를 항공연료로 소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처한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프랑스가 매년 사용하는 등유의 양은 540만톤에 달한다. 그러나 프랑스 정유회사인 토탈에너지의 회장, 파트릭 푸야네에 따르면 일반 항공 등유는 1톤에 400유로(한화 57만원)지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항공연료는 1500유로(한화 213만원)로 4배가량 비싸다.

문제는 친환경 항공연료의 가격뿐만 아니라 항공기의 경우 육상이나 해상 교통수단과 비교했을 때 운항하는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양의 연료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친환경 항공연료의 대표로 꼽히는 수소연료는 생산 과정에서 많은 양의 전기를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있다.

ADEME(프랑스환경에너지청)의 한 전문가는 "전기를 전기적 연료로 전환하는데 엄청난 전기가 필요하며, 이는 전기 자체를 배터리가 있는 이동수단에 직접 주입했을 때와 비교해 3배가량 비효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배터리를 항공기에 직접 설치하게 되면 무게 문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무게에 더해 배터리의 수명이 닳으면 교체해야 하고, 교체함으로써 생기는 폐배터리의 처리도 문제가 된다.

만약 계획대로 항공사들이 탄소제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면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만 고려하더라도 최소 15개의 원자로가 필요해진다. 에너지 전문가인 프랑수아 커스테터는 "전 세계 상업 항공기의 친환경 항공연료를 감당하기 위해서 필요한 전기량은 지구가 생산하는 전기의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항공사들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운항 자체를 감축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DEME은 이미 지난해 9월 프랑스 정부가 항공기 운항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 기반 산업 중 하나인 항공업과 얽힌 이해관계로 운항 제한의 길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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