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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보선 6월8일…온건파 설자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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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5. 21. 11:15

2021년 대선땐 아예 자격박탈도
하메네이 있는한 강경노선 그대로
IRAN GOVERNMENT
이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모하마드 모크베르 수석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대통령 집무실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5)의 유력한 후계자였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숨지면서 이란 강경파 정권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이 국내외에서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시기에 라이시 대통령의 돌연한 사망으로 권력구도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경제가 바닥을 기는 상태인데다 가자전쟁으로 중동정세는 살얼음판이다.

이란 헌법에 따라 하메네이의 승인을 받은 모하마드 모크베르 수석 부통령이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그는 하메네이의 측근이면서 이란혁명수비대(IRGC)와도 가깝다.

이란은 50일 안에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란 국영매체 IRNA는 대선투표가 6월 28일로 결정됐고 후보등록은 5월30일~6월3일이라고 보도했다. 선거운동 기간은 6월12~27일이다.
라이시가 대통령에 당선된 2021년 선거에서는 온건파 주요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 자격을 박탈당해 논란을 빚었다. 반정부 인사들은 라이시가 별다른 경쟁자 없이 이길 수 있게끔 투표절차가 설계됐다며 투표 보이콧을 주장했다.

최고지도자가 바뀌기 전엔 이란의 국내외 강경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종결정권은 하메네이와 혁명수비대가 갖고 있기 때문에 온건파 인사는 대선 후보로 나오기도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85세로 고령인 하메네이를 과연 누가 승계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 정권은 라이시를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보고 그를 최고지도자로 승격시키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그의 갑작스런 사망은 후계 구도에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최고지도자가 사망할 경우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가 후계자를 선정한다. 또 전문가 회의 구성원들 역시 선거와 입법을 감독하는 12명의 이란 헌법수호위원회(Guardian Council)에 의해 사전 심사를 받는다. 전문가 회의는 해가 갈수록 강경파로 채워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 잠재적 후보로 보고 있지만, 아들이 최고지도자에 오를 경우 권력세습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슬람 혁명으로 왕정의 권력세습 체제를 타도하고 정권을 장악한 이슬람 공화국이 스스로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들이 권력을 물려받을 경우 라이시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는 음모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오랜 기간 적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를 정상화 하는 등 아랍국과의 관계에 전환점을 만들었다. 또 이스라엘 본토에 처음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이에 대해 보복에 나서면서 오래 유지돼 왔던 '그림자 전쟁(대리전)'도 실체가 드러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고지도자가 주도하는 외교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란의 외교정책은 최고국가안보위원회가 결정하지만 최고지도자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 결국 최고지도자가 바뀌지 않는 한 이란의 변화는 요원하다고 볼 수 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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