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유례없던 소통왕…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2년차 평가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koreanwav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604010002043

글자크기

닫기

윤서영 기자

승인 : 2024. 06. 04. 18:29

취임 2년차 맞은 이복현 금감원장
적극적 소통, 소비자 신뢰 높여
금투세 도입 재논의 입장 여전
240604 보도사진5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발언하고 있다/금감원
취임 2년차를 맞은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금감원 역사상 유례없던 수장으로 꼽힌다. 그동안 금감원장 자리는 시장과의 소통 보다는 금융권 감시자의 역할을 해오면서 때론 금융의 저승사자였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원장은 전 금융업권, 일반 투자자, 언론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기존 금감원장과 차별화를 보였다. 실제 그는 취임 후 현재까지 전 금융업권 CEO간담회 및 투자자 토론회 등으로 총 134회 시장과 소통했다. 금융위원장보다도 앞서 나가는 발언으로 구설수에도 올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룬 성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자본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속에서도 금융소비자 편에 서서 금융 현안을 풀어냈다는 점은 가장 긍정적인 평가다. 불공정행위에 대해선 엄단하면서도 서민금융, 민생금융을 저해하는 요소들은 없애면서 과감히 금융질서를 확립했다는 분석이다.

이 원장의 남은 임기는 앞으로 1년이다. 앞으로 그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과 자본시장 밸류업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간 제기돼온 N설 위기설도 올 하반기에는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4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 취임할때도 내부는 물론 업권, 국민, 유관기관과 소통을 많이 해야한다고 말했었다"며 "금융권 오래 있던 분들 입장에서 저는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검찰 출신인) 저 스스로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소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의 적극적인 소통은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먼저 이 원장은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되는 경기부진과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권에 상생금융 문화를 독려했다. 이에 따라 각 금융권은 서민, 취약계층, 소상공인에게 대출금리 및 수수료 인하, 연체차주 채무감면 등을 시행했고 그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금융사의 불공정한 업무관행 개선을 위해 '공정금융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대출 피해자에 대한 추심 완화, 고령자에 대한 청약철회권 강화 등 금융질서를 확립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보이스피싱과 같은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대응하는 부서를 마련해 24시간 대응 체계 구축, 피해자에 대한 구제는 물론 금융권에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을 도입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금융사들은 소비자 피해에 적극 배상에 나서야 한다.

현재 배상 진행 중인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도 이에 대한 연장선이다. 은행 등 판매사들의 내부통제 부실,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를 조사해 각 금융사별 책임에 따라 투자자 배상에 나서게 했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글로벌 IB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끝에 불법 공매도를 한 2개사에 대한 과징금(265억원) 부과 및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열린 토론 등을 개최하며 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다.

이날 이 원장은 2022년말, 2023년 상반기 금융권이 부동산 PF에 대한 정상화 작업에 나서지 않았다면서 이에 대한 이유로 CEO들의 의사결정, 자기 성과의 문제 등을 꼬집었다. 그는 "우리가 예상하는 손실을 반영한다고 해도 금융회사 손익이 나빠지는 거지, 존속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었다"며 "2022년도말에 생각보다 시장이 크게 출렁거렸기 때문에 이런 의사결정을 유도해왔던 것인데, 지금은 솔직히 작년 연말 결산 상황을 보면 금융회사의 선의, 개인 CEO의 선의를 믿기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경·공매나 추가 충당금을 강조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초 시행 예정인 금투세와 관련해선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원장은 "금투세를 만들 당시 과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과연 면밀히 분석됐는지, 또 논의가 시작됐을 때와 입법된 시점 사이에 코로나와 가상자산이 있었고, 지금은 채권시장 붐이 됐고 금리가 1%대에서 5%대로 됐다"며 "이런 바뀐 환경들에 대해 고려를 한 번 정도 해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 금투세나 배당세액, 상속세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면서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발언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윤서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