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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된 과세표준 탓에… 3년새 두배 불어난 상속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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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승인 : 2024. 06. 20. 19:30

국세청, 지난해 상속·증여세 통계
과세표준 10억~20억원 비율 43%
공제한도 10억원… 28년간 제자리
아파트 보유 중산층 상당수 해당
물가 상승 따른 제도 손질 목소리
지난해 상속세 과세 대상이 4000명 넘게 늘어나며 2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만명을 돌파한 후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년 넘게 제자리인 과세표준(과표)과 공제 한도 등이 과세 대상 급증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20일 국세청이 공개한 상속·증여세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세 과세 대상은 1만9944명으로 1년 전보다 4184명 증가했다. 과세 대상은 2020년 1만181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는데 2만명에 가까워질 때까지는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상속세는 사망자인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이처럼 과세 대상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에는 24년째 변하지 않는 과표 구간과 1997년 이후 28년간 10억원으로 묶여 있는 공제 한도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현행 상속 세제는 2000년 최고세율이 45%에서 50%(최대 주주는 60%)로 오르고 최고세율 과표 구간을 50억원 초과에서 30억원 초과로 낮춘 뒤 사실상 제자리인 상황이다. 상속세 공제 한도는 10억원(일괄공제 5억원·배우자 최소공제액 5억원)으로 1997년 이후 바뀌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11억9957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중산층 상당수가 상속세를 내야 하는 셈이다. 과세 기준은 제자리인데 자산 가격은 꾸준히 오르니 상속세 과세 대상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상속세 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속·증여세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외국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고 과세표준과 공제액이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20년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 상속세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상속세 결정세액은 12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7조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공시가격 하락으로 상속재산 가액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국세청은 2013년(1조3630억원)과 비교하면 결정세액은 10년 새 9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속재산을 가액 규모별로 보면 신고 인원이 가장 많은 구간은 10억∼20억원으로 전체의 42.9%(7849명)를 차지했다. 이들이 낸 세액은 6000억원, 1인당 평균 납부액은 7448만원이다. 세액이 가장 많은 구간은 상속가액 100억∼500억원 구간으로 세액이 2조2000억원, 신고인원은 428명(2.3%)을 기록했다. 이들은 평균 50억8000만원을 납부했다. 500억원이 넘는 상속재산 가액을 신고한 상속인은 29명(0.16%)으로 이들이 낸 상속세는 9000억원, 평균 납부액은 310억2000만원이다.

재산 종류별 상속세 신고 현황은 건물이 18조5000억원(47.6%), 토지가 8조2000억원(21.2%)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이 상속재산의 70% 가까이 차지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상속재산 가액 중 건물 비중은 관련 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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