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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위 간 ‘명품백 의혹’… “무혐의 결론 바뀌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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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기자

승인 : 2024. 08. 25. 17:47

심의위원 무작위 추출해 과반수 의결
강제성 없지만 기소권고 반전사례 전무
법조계 "다른 판단 땐 큰 파장 예상"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3일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직권으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회부해 외부 의견을 듣기로 하면서 수심위가 내릴 결론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법리적으로 기소하기가 어려운 사건인 만큼 무혐의 결론은 수심위에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수심위는 2018년 1월 제도가 처음 도입된 뒤 이번 김 여사에 대한 의혹까지 총 15차례 소집됐다. 가장 최근에 소집된 수심위는 지난 1월 이태원 참사 관련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한 건으로 이 총장이 수사팀의 불기소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직권으로 수심위를 소집한 뒤 김 전 청장을 재판에 넘겼다.

수심위는 검찰 수사의 절차 및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의 기소 여부 등을 심의·의결하는 제도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150~300명의 심의위원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된 위원 15명으로 안건을 심의하고, 이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수심위 결정은 권고사항으로 강제성은 없지만 일단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수심위의 불기소 권고를 뒤집고 검찰이 기소를 결정한 사례는 있다. 2020년 수심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두고 검찰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했으나 검찰은 이 회장을 재판에 넘겼고, 지난 2월 1심은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이 회장 사례를 포함해 총 4차례 수심위의 권고 수용을 거부한 바 있다.

문제는 검찰에서는 아직 수심위의 기소 판단을 뒤집고 불기소 처분한 전례가 없다는 점이다. 이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만일 수심위에서 김 여사에 대한 기소 권고를 결정할 경우 이 총장이 수사팀 결론대로 불기소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심의위원 대부분 법률전문가들로 꾸려지지만 단 하루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만큼 수사팀 결론과 다른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총장이 김 여사 사건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결과에 대해 한 점의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수심위를 연 것은 그 자체로 존중해야 한다"며 "수심위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로스쿨 교수는 "김 여사에 대한 수사팀의 결론과 수심위 측 권고가 다르지 않으면 이 총장 임기 내 사건을 마무리하겠지만, 수심위 측에서 기소 권고가 나올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며 "무작위 추첨으로 뽑은 수심위원 결정을 수사팀 결론보다 앞세우는 경우가 계속되면 검찰 조직에겐 결국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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