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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1등’ 차량 공유 업체 고젝, 베트남 시장서 돌연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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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9. 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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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시에서 그랩·비(Be)·고젝(Gojek) 등 차량호출(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호치민시 정리나 특파원
인도네시아 1등 차량 공유 업체 고젝(Gojek)이 돌연 베트남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고젝은 베트남 진출 6년 만에 경쟁자 그랩을 뛰어넘지 못하고 오는 16일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

고젝 베트남은 4일 성명을 통해 "모회사인 고토(GoTo) 그룹이 성장을 최적화하기 위해 (베트남)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재평가하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결정은 그룹의 경영활동 강화와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맞춰나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고젝은 "베트남 국내법에 따라 이번 결정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설립된 고젝은 초기엔 차량 호출(승차공유)과 배달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 2015년 1월 인도네시아에서 앱(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한 뒤 인도네시아 시장을 장악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고젝은 2016년 인도네시아 최초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타이틀을 얻은 데 이어 2019년 또다시 최초의 데카콘기업(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으로 올라섰다.

고젝은 지난 2018년 고비엣(GoViet)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진출 초기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그랩(Grab)의 대항마로 부상했으나 그랩에 비해 적었던 서비스지역과 코로나19 등이 겹쳐 난관에 부딪혔다. 고젝은 이후 2020년 '고비엣'의 앱과 브랜드를 다시 고젝으로 통합하고 베트남 사업부 총 책임자를 네 차례 교체하는 등 변화를 꾀했지만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끝내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2019년 현지 배달 플랫폼 '비엣남엠엠'을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뛰어 들었던 배달의 민족도 시장 경쟁에서 밀려 4년 만인 지난 2023년 사업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베트남 차량 공유 시장엔 고젝 외에도 그랩·비(Be)·싸인 SM(Xanh SM)이 있다. 그랩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고 비(Be)와 싸인SM은 베트남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Q&ME 2024년 베트남 오토바이 호출 앱 인기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인의 42%는 오토바이 호출시 그랩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와 싸인SM이 그 뒤를 이어 각각 32%와 19%를 기록했지만 고젝은 7%에 그쳤다.

하노이 시민 아인 훙(36)씨는 아시아투데이에 "고젝은 그랩이나 비에 비해 요금도 비싼데다 차량도 적어 크게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며 "할인 쿠폰 같은 프로모션과 등록된 파트너 드라이버가 압도적으로 많은 그랩을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선 최근 차량호출·배달 서비스에 진출한 빈그룹의 싸인SM도 깨끗한 차량과 '자국 기업' 이미지로 점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포르 매체 비지니스 타임즈에 따르면 고젝 베트남 사업부의 매출은 고토그룹 전체 거래액의 1% 미만도 채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베트남 시장 철수가 결정이 고토그룹의 재정 상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태국 철수에 이어 베트남 시장 철수도 결정한 고젝은 향후 인도네시아 국내 시장과 싱가포르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에선 총거래액(GTV)과 주문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와 24%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크게 선전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지난 분기 시장 점유율이 3% 포인트 증가해 고토그룹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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