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됐던 K2 전차 폴란드 2차 계약 지연 등 탓
이월 K방산계약 체결되면 올해 역대 최대 수출 가능
K방산 신뢰 향상위해 정부-정치권-기업 공동협약 필요
하지만 속 사정을 살펴보면 조금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 지난해 예상됐던 K2 전차의 폴란드 2차 계약 등이 사정상 지연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방사청에 따르면 지난해 협상 연장 등으로 이월된 수출사업은 약 94억달러에 이른다. 방사청은 이중 대부분이 올해 안에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기영 방위사업청 국제협력관은 "지난해 이월된 계약 체결로 올해 최대 규모의 방산수출 달성이 기대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 4대 방산강국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방산수출 지원 등 국제방산협력 활동은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방산수출 강국 도약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방사청의 전망처럼 올해 방산 수출시장 전망은 밝다. 지난해 이월된 사업 등을 포함해 K2전차, 잠수함(동유럽), 천무(북유럽), 방공무기(중동), FA-50· KT-1 등 항공기(동남아), 함정 MRO(북미) 등 2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다양한 방산수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인한 전 세계 국방비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도 K방산 수출 전망을 밝게 한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세계방산시장연감에 따르면 전 세계 국방비 지출(2023년 통계 기준)은 총 2조 443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 통계에 비해 6.8% 증가한 것이다. 전 세계가 GDP의 2.3%, 1인당 평균 306달러를 국방비로 지출한 셈이다.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기대 탓에 이른바 국내 '방산 빅 4' 기업의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38만 5000원(시가총액 약 17조 5000억원·코스피 시가총액 21위), LIG넥스원은 23만 6000원(시가총액 약 5조 2000억원·코스피 시가총액 68위), 현대로템 5만 5000원(시가총액 약 6조원·코스피 시가총액 62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5만 4100원(시가총액 약 5조 2800억원·코스피 시가총액 67위) 등이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34조원에 이른다. 2022년말 시가총액 13조원대에 비하면 약 2.6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9% 남짓 상승한 것에 비하면 압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지난해말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내 정치 혼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정부의 산뢰와 역할이 중요한 방산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예상되는 폴란드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경우 정부와 업계가 K방산 4대 강국의 사활을 걸고 '원팀'으로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K방산의 높은 신뢰도 유지를 위해 정부와 여·야 정치권, 기업이 '공동 협약서'를 작성해 공표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방산 수출은 국가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우리나라 정치 상황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방산 수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K방산 수출 여의도 1호 영업사원으로서 현 정치 상황이 방산 수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국회 차원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