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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일간 타스통신은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세계적인 식량부족 상황에서 올해 러시아는 해외 식량 공급에 더욱 신중할 이유가 분명하고, 우리(러시아)를 적대시하는 국가들에 대한 식량 수출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 세계의 경제제재가 지속되자 이들 국가에 대한 통제수단으로 주요 식량 및 비료의 수출 제한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식량·비료 수출 허가 여부에 대해 (정책을) 전환할 계획은 없지만 좀더 생각해 볼 것”이라며 최종적인 입장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국장이 “러시아와 벨로루시산 비료 공급이 차단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가 도입되고 물류 문제가 지속되면 (식량)공급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러시아 내부적으로 식량수출 제한정책이 검토됐음을 짐작케 했다.
더욱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자체 식량 수급능력은 안정적이지만, (러시아)국내 시장에 질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식료품 공급을 늘려야 하는 게 올해의 핵심 과제”라고 언급한 점은 언제든 식량수출 통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의 식량무기화 시사와 함께 전 세계 밀 수출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작황이 악화된 것도 전세계 식량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주요 곡물 파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3일 러시아가 흑해 항구를 봉쇄해 3월 주요 곡물 수출량이 전월의 4분의 1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국제곡물위원회(IGC)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이 장기화하면 저렴한 가격의 우크라이나 밀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오는 7월부터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의 식량가격이 급등하는 상항에서 러시아의 곡물수출 통제까지 더해지면 전세계적인 식량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