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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AFP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공개한 전세계 군비 지출 동향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세계 군비 지출이 2조1130억달러(약 2634조660억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물가변동 영향을 제외했을 때 지난해 세계 군비 지출은 전년동기대비 0.7% 늘어 7년 연속 증가 기록을 이어갔다. SIPRI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2015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세계 군비 지출 증가 추세를 끝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가장 많은 군비를 지출한 나라는 미국으로, 801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020년)보다 1.4% 줄어든 수준인데, 미국은 지난 10년간 군비 지출이 6.1% 감소했다. 한편 군사분야 연구개발비는 2012년 이후 24% 급증했다. SIPRI는 “기존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지출보다 신기술 개발을 우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위에는 2930억달러를 기록한 중국이 올랐다. 전년 대비 4.7% 늘어났으며, 27년 연속 군비 지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군비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인도는 3위, 영국은 4위로 뒤를 이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659억달러로 5위를 기록했다. 러시아도 3년 연속 군비 지출이 늘었다. 러시아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1%로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SIPRI는 러시아가 석유와 가스로 벌어들인 풍부한 수입이 군비 지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지출이 급격히 증가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병력을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SIPRI는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의 지난해 군비 지출은 전년대비 8.5% 감소했지만, 러시아가 무력으로 크림반도를 합병한 2014년보다는 무려 72%나 늘었다.
한편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본과 호주도 군비 지출이 증가했다. 9위인 일본은 541억달러로 7.3% 늘었는데, 1972년 이후 가장 증가폭이 컸다. 호주도 전년대비 4% 증가했다. 한국의 지난해 군비 지출은 502억달러로 일본에 이어 10위에 올랐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내 군사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군비 확장 움직임이 가속되고 있다. 지난 2월 군사적 역할을 경시해 온 독일이 국방비 증액을 발표했으며 덴마크와 폴란드도 국방비 확대 방침을 밝혔다. SIPRI는 올해 세계 군비 지출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