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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소(UNDRR)는 2001~2020년 사이 연간 평균 350~500건의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30년간의 수치보다 5배 증가한 수준이다. 또 2011~2020년까지 연간 평균 피해액은 1700억달러(약 214조원)에 달했다.
UNDRR는 재난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기후변화와 부적절한 위험관리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2030년에는 연간 재난발생 건수가 560건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하루 평균 1.5건인 셈이다.
마미 미즈토리 UNDRR 사무국장은 성명을 통해 재난에 대한 과소평가에 기반한 잘못된 인식이 전 세계 재난의 위험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인식이 사람들을 위험에 더 노출하는 개발 및 재정 정책으로 이어졌으며 재난비용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특히 재난비용은 저소득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발생했다. 부유한 국가의 재난비용은 매년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0.1~0.2% 수준이지만, 저소득 국가의 경우 재난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달했다. 또 전 세계 평균 재난손실 보상률은 40%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10% 미만이었다.
저소득 국가는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농업 등 야외노동 혹은 자연 자원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역별 재난에 따른 경제 피해 규모는 아시아·태평양이 2005~2020년 평균 GDP의 1.6%에 달하는 손실을 입으며 가장 컸다. 아시아 지역 가운데서도 빈곤층의 비율이 높고 인구가 많은 필리핀,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 등의 피해가 컸다. 두 번째로 피해 규모가 큰 아프리카는 GDP의 0.6%를 재난으로 잃었다.
UNDRR은 잦은 재난이 세계의 빈곤을 한층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2030년까지 기후변화와 재난의 영향으로 3760만명이 추가로 극심한 빈곤상태에 빠질 것으로 추정되며, 최악의 경우 1억명 이상이 추가로 빈곤상태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차장은 “우리가 직면한 엄청난 위험을 무시하는 것은 인류를 자멸의 소용돌이 속에 집어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국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자원을 투입할 때만 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UNDRR는 재난 관련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이 재난 리스크 해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UNDRR는 “많은 국가들의 기본 데이터 수집 시스템이 재난 피해와 손실의 정도를 완전히 측정하기에 부족한 상태”라며 데이터 수집 기술 발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