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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주요 통화 31개의 달러화 대비 등락률에서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12.75% 하락하며 8번째로 크게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3년 4개월 여만에 1362.6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360원대까지 오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1일 이후 처음이다.
원화는 세계적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무역수지 적자, 경기 우려가 겹치며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달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인 94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나오면서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주요 통화 가운데 튀르키예(터키) 리라화와 아르헨티나 페스화가 각각 -26.87%와 -26.17%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이어 하락률이 높은 통화는 헝가리 포린트화(-19.68%), 일본 엔화(-17.92%), 스웨덴 크로나화(-16.04%), 영국 파운드화(-14.95%), 폴란드 즈워티화(-14.94%) 순이었다.
특히 경제위기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는 대외 부채 의존도가 높아 자국 통화 가치 급락과 달러 부채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며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를 직격타로 맞고 있는 헝가리와 폴란드의 통화 가치 하락도 두드러졌다.
마찬가지로 극심한 인플레이션 상승 속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영국도 지난달 파운드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더불어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연이어 파업에 나서면서 1970년대의 대규모 파업 '불만의 겨울'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에도 통화 완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일본도 지난 1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반면 달러화 대비 가치가 상승한 주요 통화는 러시아 루블화(+23.23%), 브라질 헤알화(+7.85%), 페루 솔화(+3.10%), 멕시코 페소화(+2.93%) 등 4개였다. 루블화는 서방의 제재 영향으로 한때 급락했지만, 원유 수출 등에 힘입어 가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