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전과 같은 선박인지는 군 당국과 통일부 확인중에 있어
|
NLL은 1953년 8월 당시 마크 클라크 주한 유엔군 사령관이 한반도 해역에서의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그은 선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NLL을 침범한 북한의 무포호는 5000t급 상선으로 백령도 서북쪽 약 27㎞ 지점에서 NLL을 넘었다. NLL을 넘기전에 출동한 해군 호위함은 1차 경고통신을 했고, NLL을 넘은 후 2차 경고통신을 했지만, NLL이남으로 3.3㎞ 지점까지 남하했다.
이에 해군 호위함은 2차례에 걸쳐 M60 기관총으로 각 10발씩 경고사격을 했고, 이후 무포호는 북쪽으로 선수를 돌려 오전 4시 20분경 NLL 이북으로 이동했다. 이같은 북한 상선이 NLL을 '침범'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이번에 NLL을 넘어온 무포호는 지난 1991년 북한이 시리아에 스커드 미사일을 판매하기 위해 동원했던 배의 이름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무포호는 남포항에서 미사일을 싣고 시리아로 향했으나 미국 정보당국이 이를 포착했고, 해당 사실이 보도돼 이스라엘측의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자 결국 남포항으로 되돌아간 전례가 있다. 다만, 이름은 동일하지만 침범한 선박과도 같은 지와 31년만에 재등장한 배경에 대해서는 군 당국과 통일부가 확인·분석중에 있다.
합참이 이번 무포호를 NLL 침범으로 규정한 걸 미뤄 봤을 때, 북측의 도발은 철저히 계산된 행동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측선박이 기관고장이나 조난 등의 상황으로 의도치 않게 NLL을 넘었다면, 군이 '침범'이 아닌 '월선'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군의 잇따른 경고방송을 했음에도, 무포호가 NLL을 넘어왔다는 건 계획된 도발이었다는 것으로 방증해 볼 수 있다.
북한 상선의 NLL 침범과 관련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이날 "북한군의 사전 승인 없이 북한 상선이 새벽 3시 42분경 NLL을 침범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따라서 이번 사태는 서해 NLL을 무력화하기 위해 북한이 의도적으로 기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북한 상선의 NLL 침범과 북한군의 방사포 사격은 '서해 해상불가침 경계선'에 대한 남북한의 합의 부재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북한은 '전술핵무기' 운용에 대한 자신감을 배경으로 향후 그들에게 불리하게 그어진 NLL을 무력화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