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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4년 만에 대면 정상회의, 중러 회원국 확대 추진에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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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8. 22. 16:04

사우디·아르헨 등 가입 요청, 중국 'G7 대항마' 추진
인도·브라질 '미국과 관계' 부담, 인구·경제 조건 걸어
푸틴, ICC 영장에 남아공 방문 취소 '외교적 입지 타격'
남아공 대통령에 환영받는 시진핑 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주석(왼쪽)이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OR탐보 국제공항에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의 환대를 받고 있다. / 신화 연합뉴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4년 만에 대면 정상회의를 연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돼 남아공행을 사실상 포기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외하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나젠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주석과 의장국인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등 4국 정상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회의에 직접 참석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중과 서방 간의 대결 구도가 한층 심화된 가운데 브릭스 회원국 확대는 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힌다.

2009년 4개국으로 시작해 이듬해 남아공이 합류한 이후 10여년 만에 몸집 불리기를 추진하는 셈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20여개국이 브릭스 가입을 요청한 상태이며, 비공식적으로 가입 의사를 밝힌 나라의 숫자도 이와 비슷하다고 CNN이 전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통일된 결론을 도출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와 주요 7개국(G7)에 대항하는 협의체로 브릭스를 키우길 원하고 외교적 고립에 처한 러시아 역시 비슷한 입장이지만, 브라질과 인도는 일정한 기준 없이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는 당초 브릭스 출범 취지에 부합하게 사우디 등 인구·경제가 일정 규모를 넘기는 국가들만 가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이 경우 러·중이 원하는 벨라루스와 이란 등이 제외될 수 있어 각국의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다. 브라질과 인도는 브릭스가 미국에 맞서는 기구로 인식되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은 회원국 확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시했고 러·중에 가까이 가는 모습이지만 서방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구스타보 데 카르발류 남아공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남아공 정부는 중국에 동조하고 싶어 하지만, 실제 경제적 관계는 서구 국가들과 더 깊다"고 지적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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