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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저출산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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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3. 10. 22. 15:47

이정연_증명사진
경제정책부 이정연 기자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0명을 기록한 가운데 25일 예정된 통계청 8월 인구동향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에는 7월 기준 출생아수 2만명대 선이 깨졌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이대로 가면 3분기에 0.6명대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출구'가 없다는 비명이다.

반면 노인 비중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의 '2023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인구는 949만99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8.4%를 차지했다. 2년만 지나도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 2035년엔 전체 인구의 30% 이상, 2050년엔 전체 인구의 40% 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군 병력, 지방재정, 노동력, 사회보장 등 사회 전반에 위기와 침체가 예상된다.

문제는 저출산을 타개할 만한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권 교체로 청년들은 주택 가격 하락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문제와 함께 전세사기 피해자가 목숨을 끊는 일까지 잇따르면서 정부는 부동산 연착륙으로 방향을 틀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물가로 치솟는 공사비에 주택 공급도 부진한 실정이다. 서울의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 가격은 3200만원으로 1년 전(2806만원)과 비교해 14%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80만2550명으로 1달 전보다 1만3335명이 줄었다. 이는 청년들이 청약제도로 신규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조차 꺾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청년 자산형성 고리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청년희망적금과 청년도약계좌는 한 끼 점심 1만원을 호가하는 고물가에, 청년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70만명에 달하는 청년희망적금 가입자가 중도 해지했다. 청년도약계좌 신청자 수는 처음 출시됐던 지난 6월 76만1000명을 기록했다가 8월에는 15만8000명으로 두 달만에 신청자가 5분의 1로 줄었다. 청년 고용률이 호조세를 보여도 혼인으로 연결되지 못 하는 이유다.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여 저축을 택하기보다 부모세대로부터 누린 경제적 풍요, 소비수준을 유지하려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청년들로 하여금 저축·결혼·출산 효용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향적 대책이 절실하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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