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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칼럼] 하늘이 내린 이승만 대통령 제대로 이해하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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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3. 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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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대구대 석좌교수·전 보건복지부 장관
최근 '건국 전쟁'과 '기적의 시작'이라는 이승만 대통령 관련 두 다큐멘터리 영화 덕분에, 건국 대통령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한층 더 반듯하게 이루어져 참으로 다행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잊혀졌던 이 대통령의 수많은 업적들이 국민들 사이에서 집단기억의 형태로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해박한 국제정세를 바탕으로 한 독립운동과 외교활동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기틀 마련 △공산 세력의 남침 분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농지개혁의 성공적 추진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튼튼한 국방의 확립 △교육투자를 통한 인적자원의 개발 △경제개발 계획의 초석 마련 △원자력연구소 설립과 원자력 개발 체제의 확립 등이다.

안타깝게도 작금의 문제는 북한의 김일성 세력과 남한의 주사파 세력들이 이승만 대통령의 역사적 업적을 훼손하고 왜곡한 것을 바로잡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이승만 대통령의 뛰어난 지도력을 오늘날 한국 사회에 제대로 투영시키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작업이 반드시 추가되어야 한다. 첫째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기한 우파 세력들, 특히 우파 지도자들과 지식인들 그리고 70대 이상 세대가 자신들의 무지와 잘못을 통감하고 처절히 반성하며 역사 바로 세우기에 적극 앞장서는 것이다. 둘째는 건국 대통령께서 추진 성공한 제반 구체적 정책에 더하여, 그의 지도자로서의 세계사적·한국사적 위상과 함께 그가 무엇을 왜 고민하였는지를 체계적으로 살펴 이해하는 것이다. 본 글은 이 두 번째 과제를 짚어본다.

우선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자. 조선왕조 500년 동안 성군은 누구이고 어째서 성군인가? 대한민국 역대 13명의 대통령과 1명의 총리 중 누가 왜 위대한 지도자인가?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로 손꼽는 근거는 무엇인가? 교수 시절 수업 중 학생들에게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서 성군이 누구인가? 하고 물으면, 통상 이구동성으로 '세종대왕' 하고는 머뭇거린다. 거기에 재촉을 하면 몇 명이 '정조'를 언급하고는 이내 조용해지곤 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27명의 왕이 계셨는데, 이들 중 확실한 성군은 1명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76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승만·박정희라는 두 분 성군 (즉 세계적으로 자랑하고도 넘치는 걸출한 지도자) 을 갖게 해주신 하나님의 축복에 필자는 개인적으로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

이승만·박정희 두 대통령이 위대한 지도자인 근거는, 두 분이 공히 가지고 있던 투철한 애국심과 그분들이 받은 당대 최고의 교육이라 생각한다. 이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조선왕조 체제에 반항하였고, 강대국들을 상대로 목숨을 걸고 외교와 독립운동을 했다. 박 대통령도 목숨을 걸고 혁명을 했는바, 그가 평생 추구했던 것은 단순한 지도자 박정희가 아니라 '혁명가 박정희'로 바라볼 때만이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두 대통령은 자신의 세대 중에서는 각기 당대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우 식민지를 거느린 제국 일본국의 육군사관학교에서, 단순한 군사교육을 넘어 전인(全人)교육을 받았음에 틀림이 없다. 이승만 대통령은 1886년 개교한 배재학당에 1895년 4월~1897년 7월 기간 다닌 후, George Washington대, Harvard대 그리고 Princeton대를 거치면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5년 만에 마친 천재 중의 천재이다. 배재학당에서 영어를 배운 지 6개월 만에 학생 신분에서 교사로 탈바꿈했고, 졸업식에서 '한국의 독립'이란 주제로 영어 연설을 하여 극찬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20대 초반에 <협성회 회보> <매일신문> <독립신문>을 창간하고 주필을 역임했다는 사실은 필자로서는 믿기 힘들다.

이승만 대통령의 위대함은 그의 정신세계에 있고, 그의 정신은 그가 집필한 책에 담겨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평생 5권의 책을 집필하고, 1권의 책을 번역했다. 조선왕조에 반역한 혐의로 감옥살이를 하면서 『체역집(替役集, 漢詩 모음)』, 한문 영문 국한문 40여 건의 글을 모은 『옥중잡기』, 그리고 『독립정신』을 집필하였다. 출옥 후 『중동전기 본말』을 번역하고 『한국교회핍박』과 『일본 내막기』를 저술하였다. 한시(漢詩)를 포함해 그분이 집필한 모든 책들은, 자신이 처한 시대적 상황에 대한 고뇌의 결과이다. 특히 한성 감옥에서 1904년 2~6월 불과 5달 동안에 집필한 『독립정신』은, 참으로 경이로운 책으로 우리 국민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독립정신』은 장절(章節) 구분 없이 총 52개의 주제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전반부(1~10번 글)는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그는 구체적으로 조선을 '폭풍을 만나 침몰하는 배'에 비유하며, 나라를 독립시키기 위하여 국민이 해야 할 일을 논한다. 중반부(11~21번 글)는 몽매한 상태에 있던 일반 백성을 계몽시키기 위해 쓴 것이다. 이 부분은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세계의 지리와 인종 그리고 문명을 소개한다. 후반부(22~51번 글)는 19세기 초반 이후 서양세력의 통상 요구와 그에 대한 조선 정부의 대응을 기술한다. 여기서는 개항 이후 조선을 둘러싸고 전개된 청나라·일본·러시아의 각축 과정을 정리하고 있다.

『독립정신』은 조선왕조 500년 동안 집필된 책들 중 최고의 국민 계몽서인 동시에 경세서(經世書)이다. 필자는 20여 년 전 처음으로 『독립정신』을 접하고 단숨에 읽은 후, 연구실 바닥에 꿇어앉아 이 대통령의 통찰에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청년 이승만의 불타는 애국심과, 큰 역경에도 굽히지 않는 투쟁의지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또한 그의 박식함에 참으로 크게 놀랐다. 도서관도 자료도 없던 그 시절에 감옥에서 430여 쪽의 책을 어떻게 집필했는지, 대다수 오늘날의 식자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자유와 개방의 의미와 중요성을 어떻게 그렇게 꿰뚫고 계셨는지, 어안이 벙벙했다. (계속)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최광 대구대 석좌교수·전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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