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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포럼] 한국 독자핵무장 활발 논의… “6개월 안에 가능”, “미국 국익에도 부합”

[제주포럼] 한국 독자핵무장 활발 논의… “6개월 안에 가능”, “미국 국익에도 부합”

기사승인 2024. 05. 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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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학들, '한국 핵무장' 가능성에 '무게' 실어
갈루치 "북한도 유사시 중국 개입 우려해"
수미 테리 "트럼프 재집권시 가능성 열려"
정성장 "미국, 국방예산 4분의 1 절감 효과"
인터뷰하는 수미 테리 연구원
지난 29일 오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수미 테리 미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린 제19회 제주포럼에선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속 북핵 해법을 비롯한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한국 사회에선 금기시 되는 '독자핵무장'에 관한 논의도 허심탄회하게 진행될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한반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유엔을 비롯해 유럽연합, APEC, ASEAN 등 국제조직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인도, 팔레스타인 등의 나라에서도 현지 언론과 대사관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안보, 외교, 경제, 문화 등의 주제로 이어진 각 세션 중 단연 인파가 붐볐던 곳은 안보 분야 세션이었다. 제주포럼 기간 동안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여러발 쏘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가 격랑에 빠진 탓이다. 북한은 최근 한국을 향해 '적대국'이라 부르며 '동족'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에 더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통일이라는 단어 자체를 영구히 삭제해야 한다며 남북 정세를 완전한 대결구도로 굳히고 있다.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관계를 부각하면 할수록 체제 유지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테리 "트럼프 집권시 한국 핵무장 가능성 있다", 갈루치 "한국, 6개월만에 핵무장 가능"

제주포럼에 참여한 '한반도 통'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과 전 북핵특사로 활동한 로버트 갈루치 박사는 한국의 독자핵무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철저한 비즈니스맨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 해외주둔 미군기지와 동맹국은 단지 돈거래 대상일 뿐 그 이상도 이하라는 인식 하에,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안보공약 비용이 커질 수록 한국과 일본의 독자핵무장 가능성도 커진다는 뜻이다.

특히 테리 연구원은 지난 29일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예측불가능한 성향과 즉흥적인 언사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한 가지 예외적인 부분으로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 주장을 꼽았다. 트럼프는 지난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해외주둔 미군기지 감축 혹은 철수를 주장해왔는데 그런 언급이 무려 125회라고 테리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면 (한국의 독자핵무장)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테리 연구원은 "워싱턴에선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국에 있어서도 (군사적인) 모든 옵션이 다 가능하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외교안보 고문으로 활동한다면 핵무기 등을 한국이 독자적으로 무장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은 열린다고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특사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아예 한국의 핵무장 준비 기간까지 못박아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재집권 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6개월 안에 핵무장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넘어 준비 기간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실제 워싱턴에서 이 같은 논의가 적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갈루치 전 특사는 인터뷰 후 기자와 만나 "사람들은 북한이 미국 때문에 핵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중국도 크게 의식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고 하면 생각보다 반발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오히려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원하지 않는다고 과거부터 말해왔다"며 "내가 북핵특사로 북한 대표와 협상할 때도 그런 소리를 직접 들었다. 유사 시 중국의 개입을 북한이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한국 핵무장, 미국에게 북한 문제 자유롭게 해… 미국 국익에 부합"

한국 내에서도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독자핵무장론'이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독자핵무장론자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을 필두로 제기되고 있는 핵무장론은 미국 워싱턴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 공화당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론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시 더 활발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테리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며, 이는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오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31일 본지와 유선상으로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면 누적되는 재정적자로 연방 행정부의 셧다운이 골칫거리인 미국이 예산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자국의 안보보다 동맹국의 안보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어, 동맹국들이 스스로 안보 문제를 해결하면 미국은 국방예산의 4분의 1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통해 미국에게 북한 문제에서 자유롭게 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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