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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도로 공급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

[칼럼] 도로 공급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

기사승인 2024. 06. 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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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성 한국도로학회 회장(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국민들이 도로에 바라는 욕구가 단순 이동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삶 욕구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첨단기술들을 적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로 공급이 요구되고 있다. 행복 욕구와 신기술 활용을 통해 도로는 민생, 재난, 안전, 이음, 탄소중립, 디지털, 초고속 도로 등 요구 목적에 따른 새로운 형태로 공급될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도 먼저 제안하고 싶은 도로 공급 패러다임 변화는 초고속도로의 도입이다. 최근 차량 성능 향상, 특히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의 안전주행기술은 속도로 인한 위험성과 부담감을 크게 줄였다. 또한 바빠진 현대생활 속에서의 시간 가치는 높아지면서 이동시간의 단축 요구는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첨단 도로 건설 및 유지 관리 기술을 통해 운전자가 기대하고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도로 주행 속도를 높여왔다. 최근 국내에서도 광주~영암 한국형 아우토반 정책 발표 등 초고속도로 도입을 위한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는 중이다.

올 연말 개통을 앞둔 서울~세종 고속도로 안성~구리 구간은 120㎞/h의 고속주행이 가능토록 전 구간 배수성 포장, 살얼음 예측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기술로 설계·건설됐는데, 앞서 언급한 여건 변화를 고려한다면 안성~구리 고속도로는 제한속도의 상향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더 나아가 140㎞/h 이상의 초고속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물리적 거리 단축과 지방 대도시 초광역 경제권 형성에 필요한 연결성 제공 등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은 초고속도로 도입을 위한 설계 및 운영기준 마련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과정에서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도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 높아진 통행 속도는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사고 충격을 줄일 수 있는 기하구조의 설계와 도로 안전시설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또한 차량과 인프라가 연결되는 협력형 지능형교통체계(C-ITS)을 활용해 다양한 도로·교통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해야만 한다.

두 번째 패러다임 변화는 한정된 수평적 공간을 벗어나 입체적 확장이 가능한 지하도로의 건설이다. 지하도로의 공급은 도로 용량 확대를 통한 교통체증 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상부 활용으로 주민의 삶 공간 단절과 환경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나아가 연계 교통의 거점 역할을 통해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미국 보스턴 빅딕(Big Dig) 사업과 스페인 마드리드 M30의 도로 용량 확대는 교통량 증대 및 사고 감소, 상부 녹색 공원화와 미술관 조성을 통한 주민 휴식 제공, 버스·지하철 환승터미널과 직접 연결되는 대중교통 연계 강화 등의 효과를 보여준 바 있다. 아울러 첨단 모빌리티 플랫폼 같은 새로운 가치의 창출을 위해 지하도로와 상부의 연계 지점에서 지하철의 역세권 같은 지세권 개념까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들을 고려할 때 현재 정부가 계획 중인 경인선, 경부선, 수도권 제1순환선의 지하도로 추진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국민의 행복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도로 공급 패러다임 변화의 적극적 시도다. 이 과정에서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도로의 건설과 운영이 가능하도록 장거리 지하 운전에 따른 운전자 심리적·신체적 위험 해소 및 효율적 사고 예방·대응을 위한 교통관리 체계 구축과 더불어 지하도로의 유형 정립,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에 대한 검토가 세밀하게 진행돼야 할 것이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도로 공급 패러다임 변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국민에게 행복한 삶을 제공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도로의 형태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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