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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인자 시리즈] ‘백두혈통’ 대남 행동대장 ‘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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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06. 07. 15:14

대남 부문 총괄하는 국무위원회 위원
사실상 김정은 다음 '2인자'
백두혈통, 평양 '피의 바람'서 자유로워
대남 '욕설' 성명서 쏟아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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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연합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공식 '백두혈통'이다. 혈통에 근거해 3대째 세습 통치를 하고 있는 김씨 일가에게 '백두혈통'은 큰 의미를 갖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은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한국 정부를 겁박하는 성명서를 자주 낸다. 김 위원장의 현지 시찰에도 동행하며 직접 수행하는 모습도 자주 포착된다. 대남·대외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국무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대남 선전선동을 총괄하는 김여정은 문재인정부 당시 한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북한이 주장하는 백두혈통인데다 홀로 한국 정부를 직접 상대하는 '여걸' 이미지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받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북한의 위장 평화쇼로 밝혀졌지만 당시 남북 화해 분위기 당시엔 김 위원장 다음으로 잘 알려진 북한의 고위층 인사이기도 했다. 또 김 위원장과 남매인 만큼 언제든 숙청당할지 모르는 평양의 '피의 바람'에서도 자유로운 인물이었다.

백두혈통에 김정은의 친동생이라는 점 때문에 김여정은 김정은의 상징인 '검정색 롱코트'를 자주 입고 나타났다. 이 차림새는 내각총리인 김덕훈과 현송월 등 김정은의 최측근들 몇몇만 입을 수 있는 권력의 상징과도 같이 여겨졌다. 공식 서열 2위인 최룡해조차도 입지 못한 차림새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 옆에서 밀착 수행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그의 공식 직함인 노동당 중앙위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형식상 김 위원장보다 몇 단계나 아래에 있는 위치다. 하지만 당 중앙 부부장이면 핵심 엘리트 층에서도 굉장히 높은 위치로 공산당에선 상당히 중요한 자리로 분석된다. 또 국무위원을 겸하고 있기에 이 자체로도 상당히 높은 고위직이라는 점도 미루어 알 수 있다.
특히 북한 사회에선 아직도 '남존여비'라는 전근대적인 사고가 자리잡고 있어 여성으로선 이 정도의 위치까지 올라갔다는 점은 전례가 없던 것으로 평가된다. 선전선동부는 과거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세습 받는 과정에서도 조직지도부와 함께 장악된 핵심 부서였다. 게다가 백두혈통이라는 배경에 더해 대내외적으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어 김 위원장 다음으로 그 위세가 대단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사실상 김정은 다음의 2인자라는 얘기다.

2018년 2월 방한 당시 김여정의 위세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북한 헌법상 국가 수반이었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방한한 그는 김영남을 대신해 김정은의 친서를 갖고 왔다. 또 김영남이 무려 60살이나 어린 김여정에게 상석을 양보하는 모습을 통해 김여정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대남 행동대장으로 유명세를 탄 김여정은 2020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유감을 표한 청와대를 향해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이를 기점으로 남북관계는 다시 급랭했다. 같은해 6월엔 대북전단 살포로 한국 정부를 고강도 비판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해나간 점도 특이한 부분이다. 김여정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크게 비방할수록 그의 정치적 입지가 공고해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김여정의 최대 업적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형체도 없이 무너뜨리겠다는 협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이 일로 김여정은 국내에서 법적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로 김여정은 대남 막말을 쏟아냈다. 2021년 8월까지 무려 13차례의 담화를 발표하며 '저능아', '쓰레기'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그해 9월엔 국무위원으로 보선되면서 실질적인 북한의 2인자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룡해는 실권이 없는 자로 다른 국무위원들이 김여정에 제동을 걸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2022년 9월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 회의 주석단에 포함된 김여정은 여전히 2인자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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