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둥팅후 제방 아직 복구 안돼
이 와중에 포앙호도 붕괴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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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으로 볼 때 현지 정부 당국이 예상하는 9일 내 복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방 붕괴로 인한 피해 복구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물에 잠긴 약 50㎢에 달하는 배후 농지와 마을은 마치 전쟁터처럼 변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긴급 대피한 주민 6000여명도 여전히 고립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3주 동안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사실이 아닌가 보인다. 현재 직면한 것보다 더 끔찍한 재앙에 직면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웨양 출신인 베이징 시민 류훙민(劉弘敏) 씨가 "예감이 불길하다. 지금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면 금세기 최대 재앙에 직면할 수도 있다"면서 고향 친지들의 안부를 걱정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와중에 중국 최대 담수호인 장시(江西)성 상라오(上饒)시 포양현의 포양호도 둥팅호와 같은 처지에 내몰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창(長·양쯔揚子)강을 비롯한 인근 지역의 비가 도무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탓에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절망적으로 변하고 있다.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포양호 수위는 이미 지난달 27일 홍수 경보 수위를 넘어섰다. 이후 지난 4일에는 경보치 보다 2.56m 높은 21.56m까지 올라가면서 수위가 역대 7번째를 기록했다. 8일 오후 기준 포양호 수위의 경우는 경보치보다 약 2.19m 높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악 상황은 일단 피했으나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둥팅후와 포양호 사태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중국 대륙의 남북부 각 지역들은 모두 극단적인 기상재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남부 지역은 지난달 중순 시작된 폭우가 지속되면서 도시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후베이(湖北)와 후난, 안후이(安徽), 장시성 등이 큰 피해를 봤다. 예컨대 후난성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집중 호우로 14개 시에 홍수가 발생, 27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안후이성에서는 78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반해 북부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이징은 최근 관측 사상 처음으로 기온이 40도를 돌파한 바 있다. 이후에도 30도 넘는 고온이 이어지고 있다.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산둥(山東), 허난(河南)성 등 역시 고온과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산둥(山東)성의 경우는 토네이도의 발생으로 건물 3000채가 파괴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전국에 기상재해의 안전지대가 없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