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경기도 차갑게 식고 있는 것이 현실
알리바바 등 수만명 씩 해고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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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이 최근 보도에서 거론한 각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의 고용 상황을 종합하면 진짜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 수 있다. 우선 업계 선두를 다투는 알리바바의 케이스를 가장 먼저 꼽아야 할 것 같다. 지난해까지 초까지만 해도 알리바바는 전국적으로 총 15만6000여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수는 올해 초 13만6000여명으로 2만여명이나 줄었다. 지난해 무려 전체의 12.8%나 되는 직원들이 해고된 것이다.
문제는 올해에도 해고가 거의 일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6월 말을 기준으로 약 3000여명의 직원들이 더 짐을 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올해에 지난해의 절반 가까운 1만여명의 직원들이 직장을 잃는 비운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알리바바의 라이벌 기업으로 통하는 텅쉰(騰訊·텐센트)의 상황 역시 거론해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체의 3% 정도인 3500여명을 꾸준히 해고하면서 직원 수를 10만명 후반에서 초반으로 줄였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궁극적으로 10만명 이내로까지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반기에도 최소 수천여명이 더 해고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지 않나 싶다.
공격적 경영으로 유명한 징둥(京東)과 '제2의 틱톡'으로 불리는 쇼트폼 플랫폼 콰이서우(快手) 등도 예외는 아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정기적으로 직원을 줄여나가면서 해고가 일상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이 업체들은 35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해고의 칼을 휘둘러 당국으로부터도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광의의 ICT 기업으로 봐야 하는 전기자동차 업체들 역시 올해부터는 업계의 감원 열풍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전기차 3대장으로 불리는 웨이라이(蔚來·니오Nio)를 비롯해 리샹(理想·리오토Liauto), 샤오펑(小鵬) 등의 행보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치열한 가격 인하 경쟁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수시로 직원을 줄여나가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인건비를 평균 14∼25%가량 낮추면서 자발적 퇴사까지 유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이 현상은 그동안 중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ICT 경기가 급속도로 둔화되는 현실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 그동안 꺼질줄 모른채 커져가기만 했던 업계의 거품, 향후 더 큰 불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업체들의 전략 등 역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중국 ICT 업계와 업체들에게 과거와 같은 좋은 시절은 당분간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