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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첩보요원 신상 정보가 北으로 유출되다니

[사설] 첩보요원 신상 정보가 北으로 유출되다니

기사승인 2024. 07. 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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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군사 관련 정보 수집 및 첩보를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의 첩보요원 신상과 개인정보 등 기밀 사항이 북한으로 유출돼 국군 방첩사령부가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충격적이다. 정보사는 해외 파견 요원들을 즉각 귀국시켜 업무에서 배제시킨 상태다. 군 당국은 정보사 내부 문서가 요원 A씨의 개인용 노트북에서 발견됐다며 A씨를 통해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 중이다. 첩보요원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갔다면 이는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다.

군은 북한으로 유출된 신상 정보가 수백~수천 건에 달하는데 외교관 등 공식 신분을 가지고 활동하는 '화이트 요원'은 물론 신분을 감추고 비밀리에 활동하는 '블랙 요원'의 신분까지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면 첩보 조직이 발가벗은 것과 다르지 않다. 첩보요원은 북한인의 왕래가 잦은 중국에서 많이 활동하는데 신상이 노출돼 대북 첩보활동이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북한 휴민트(HUMINT·정보네트워크) 관리와 구축도 새로운 과제가 됐다.

정보 유출을 의심받는 A씨는 군인으로 첩보활동을 하다 정보사에 군무원으로 근무하는데 북한에 해킹당했다고 주장한다. 설령 해킹을 당했다고 해도 첩보요원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간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다. 만일 북한에 포섭되어 정보를 넘겼다면 국가보안법에 저촉된다. 정보사 첩보요원 정보는 개인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데 무더기로 유출된 것은 단순한 해킹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철저한 수사와 엄벌이 뒤따라야 한다.

정보 유출은 이번만이 아니다. 정보사 팀장급 장교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군사 기밀을 건당 100여 만원 받고 일본, 중국 등에 팔아넘기다 적발됐다. 2017년엔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해킹되기도 했다. 이때 유사시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 작전, 미국이 제공한 대북 정보 등 매우 중요한 내용이 북으로 넘어가 논란이 컸다. 또 주미 대사관에 근무하는 국정원 요원이 수미 테리와 식사하고 명품백을 선물한 게 사진에 찍히는 등 신상이 노출되는 일도 있었다.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과 미사일, 북-러 군사협력, 중국 패권주의 등 안보가 위협받을 때 가장 중요한 게 첩보다. 상대의 정보를 많이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정보를 적에게 유출하지 않는 것은 더 중요하다. 안보가 중요하다면 윤석열 정부가 책임지고 국정원, 정보사 등의 약화된 기능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원상회복해야 한다. 유능한 요원확보, 휴민트 재건에 적극 나서고 이들 조직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정보가 무너지면 안보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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