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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살인 男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

은평구 살인 男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

기사승인 2024. 07. 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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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당국에 ‘장식용’ 도검으로 승인받아
운전면허만 있고 갱신 규정 없어 규제 허술
경찰 마크. 송의주 기자
경찰 마크. /송의주 기자
한밤 중 서울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을 훙기로 살해한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나를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은평구 한 아파트 정문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같은 단지 주민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37)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9일 오후 11시 30분께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온 B씨(43)를 날 길이 80㎝가량의 일본도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아파트 단지 내 인도 주변에서 갑작스런 공격을 받은 B씨는 즉각 신고하려 했지만 A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이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사고 당시 출혈이 심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가구회사 직원인 B씨는 초등학교 3학년생과 4세의 두 아들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택으로 도주했고,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범행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B씨는 같은 단지에 거주했지만 개인적 친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월 '장식용' 목적으로 관할 경찰서로부터 도검 소지 허가를 승인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포화약법 상 칼날의 길이가 15㎝ 이상인 장식용 도검을 구입하려면 주소지 관할 경찰서로부터 소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도검은 운전면허가 있는 경우엔 신체검사서 없이 소지 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3년마다 소지 허가를 갱신해야 하는 '총포'와 달리 별도의 갱신 규정도 없어 제도적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알코올·마약 중독자나 정신질환자, 특정강력범죄 등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은 허가를 받을 수 없지만, 도검 소지 허가를 받은 이후 알코올·마약 등에 중독되는 경우에도 도검 소지 허가는 계속 유지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A씨의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파악할 계획하고 이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피해자 B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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