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일담]전기차 보급률 1위 제주도, 충전시설 550곳만 점검해서야

기사승인 2024. 08. 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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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충전시설 8239곳 중 지하·실내 550곳만 일제점검
우도 전기오토바이 화재이어 인천사고 터지자 불안감 확산
급한건 이해하지만, 도민+1000만 관광객 안심대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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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공용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정원석 기자
전기차 보급률은 제주도가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1위 인데 배터리 화재 대응은 전기차 충전시설 8239곳 중 550곳만 일제점검한다.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한 정부 대응책에 대해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는 최근 동아사이언스 '이덕환의 과학 세상'에서 기대하지 않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부끄러운 우리의 안전 불감증, 둘째 백가쟁명식의 성급한 안전 대책, 셋째로 더 중요한 격언은 위험하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제주도는 도내 곳곳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과 자동차 주차시설까지 그물망처럼 촘촘히 살펴보고, 도민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을 만드는 전담 TF팀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내놓은 대책은 불안전해 보인다.

제주도는 전체 자동차의 9.14%가 전기차로, 약 4만 3117대가 등록되어 있다. 물론 전기차 보급률 전국 1위다.

전기차 화재소식에 긴장하는건 차주 뿐만아니라 인근 주민 모두다.

정부도 그렇지만 제주도가 이번에 보도자료를 통해 내놓은 관련 대책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제주도에는 공공주차장에 많게는 15기 이상이 설치된 곳부터 적게는 1기가 설치된 가정용 까지 충전시설 총 8239기가 설치되어 있어 금방 눈에 띈다.

제주시내 한 빌딩 관리소장은 빌딩에 충전시설 6개가 설치돼 있는데 화재 소식만 전해지면 늘 불안해진다고 한다.

특히 우도면 전기오토바이 19대가 화재로 인해 전소된 사건이후 충전소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기에너지를 이용하는 모든 모빌리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발생한 인천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와 우도에서의 전기 오토바이 화재 사고는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인천 사고는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가 폭발해 21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차량이 70대 이상 파손되는 큰 피해를 끼쳤다. 이러한 사고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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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면의 전기스쿠터 화재 현장./연합뉴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도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전기차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도는 9월 13일까지 민관 합동 안전점검반을 운영하여 도내 전기차 충전시설을 일제 점검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것도 지하 및 실내 주차장에 설치된 충전시설을 중점 점검해, 충전율을 8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이러한 조치는 배터리 과열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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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주민자치센터에 설치된 저속충전시설./부두완 기자
제주도는 한정된 공간을 넘어 근원적인 불안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도민과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은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제주도내 전기차 충전시설은 제주도, 환경부, 한전에서 관리하는 6629기와 민간 업체에서 설치 관리하는 1600기가 있다.

하지만 이번 점검에는 공동주택과 주차타워 등 건물 지하·실내 주차장에 설치된 550여기의 완속·급속 충전기만 집중 점검한다.

현재의 다급한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감 있게 차등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방안전본부 또한 지하 주차장에서의 전기차 화재 발생 시 효율적인 대응을 위한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교육과 훈련을 통해 소방관들의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제주소방본부 예방지도팀 고행수 팀장은 "현재로선 이동식 수조와 질소소화덮개가 답이다"며 "이러한 진화 방법은 주변으로 열화가 번지는 것을 방어하여, 더 이상의 피해를 막는것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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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소화수조 활용한 전기차 화재 진압 훈련./제주도소방안전 본부
전기차 화재시 배터리셀 온도는 최고 1000도가 넘어간다. 이때문에 소방관들은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높은 고온의 열화가 지속되면서 발화 가능한 곳으로 불이 옮겨가며 화재가 대형화 된다. .

제주도 전 지역에 주차된 전기차량과 충전시설에 대한 대응책을 소방본부가 다 할 수는 없다.

환경부는 전기차 관련 정책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수십조원의 예산을 사용한 만큼 예방 대책에도 특단의 예산이 필요하다. 환경 보조금에서 일부를 변경해 화재예방 등 각종 국민 대상 메뉴얼부터 전문가가 방어 할 수 있는 예산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제주도 정책은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감시 장비(CCTV)와 질식소화덮개 등의 화재 진압 장비를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간 시설에도 이러한 장비 확충을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의회에서도 이러한 화재진압 장비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 되고, 질소소화덮개 의무설치 등의 기준을 만들어 충전시설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조례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제윤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제주는 2035 탄소중립 제주 실현과 미래 모빌리티 선도도시로서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 왔다"며 "향후 정부부처 합동 대응책 등을 토대로 선도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 도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9월 중 발표 예정인 환경부 등 정부 부처 합동예방 대책을 주시하고 있으며, 전기차 제조사 및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추가 대응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전기차보급률 전국 최고를 기록하며 그에 걸맞게 청정자연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응급대책 역시 전국에서 가장 앞선 지자체로 평가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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