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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분리 규제 풀리자… 은행권 ‘생성형 AI’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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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4. 11. 14. 06:00

은행권, 자체 개발 생성형 AI 출시·개발 속도
8월 '망 분리 규제' 완화 영향…IT 투자 수천억대
2026년 금융 AI 시장 3조원대 전망…"AI 경쟁 시작"
은행권 생성형 AI
생성형 인공지능 '챗지피티(Chat-GPT)'가 생성한 이미지./Chat-GPT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컨텐츠를 생성하는 '금융 특화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가 은행의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는 '망 분리 규제'를 완화하고 생성형 AI 활용을 허용한 덕이다.

은행 내·외부 전산망을 분리하는 해당 규제는 해킹 등 외부 침입이나 기밀 유출 등 내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그간 금융권에서는 이로 인해 업무 효율 및 신기술 도입이 어렵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규제에서 보다 자유로워진 덕에 금융권 AI 시장은 오는 2026년 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챗지피티(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내년 2월 중 오픈을 목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모델 제공 서비스 'AOAI'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또 지난해 시범 운영했던 'KB-GPT'를 고도화한 내부 업무 보조 플랫폼도 내년 1분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IBK기업은행 역시 지난 10월 생성형 AI 시스템 'IBK GPT' 구축을 위한 외부 입찰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 시스템 오픈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iM뱅크는 현재 은행 업무에 특화된 자체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iM GPT'를 개발해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 은행원 'AI 뱅커'를 운영 중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대고객 인공지능 서비스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8일 서울 중구 서소문점에 은행원 없이 모든 금융 업무를 생성형 AI가 처리하는 'AI 브랜치'를 오픈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이달 내 자체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AI대출상담원' 출시에 앞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의 사전 검증을 위해 자사 금융 앱 '우리WON뱅킹'에 '실험실' 기능을 도입하는 등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AI 개발에 맞춘 조직 개편도 활발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재편해 KB-GPT를 비롯한 AI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5월 금융그룹 내 AI 전담 계열사 '신한 AI'를 청산한 신한금융은 기존 AI 인력과 사업 대부분을 신한은행 AI 전담 부서 및 연구소에 승계했다. 하나은행은 AI 관련 역량 집중을 위해 올해 금융AI부를 신설해 지속적으로 인원 충원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생성형 AI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효율성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전략이 자리한다. 업무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막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AI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비대면 업무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대출 상품을 빠르게 추천하거나 아예 은행에 가지 않고도 복잡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등 금융소비자의 만족도를 크게 높이는 까닭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대응, 단순 반복 업무 등에 생성형 AI를 도입한다면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기대감이 큰 시중은행들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망 분리 규제 완화를 계기로 금융사들이 본격적인 생성형 AI 개발 경쟁에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홍동숙 한국신용정보원 선임조사역은 "(AI는) 금융사에는 운용비용 절감과 보안성을 강화하고, 금융 소비자에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점차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은행들이 매년 AI 기술을 비롯한 IT 부문에 투자하는 규모는 수천억대에 달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공시 포털에 공개된 금융사들의 올해 정보기술부문 투자액을 보면 △KB국민은행 5685억원 △신한은행 3788억원 △우리은행 4083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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