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 홍콩법인 성장세에 실적 개선
한투, IB부문 딜 축소로 20%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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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현지 IB부문 딜 축소로 20% 가까이 역성장했고, 해외사업 진출에 공을 들였던 미래에셋증권 역시 신진국가를 중심으로 실적이 부진하면서 순익이 감소했다. 특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 두 회사의 경우 그간 해외시장에 발을 넓힌 데다 해외법인들로부터 많은 수익을 가져온터라 향후 수익 다각화 등 해외시장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드러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5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 가운데 올해 3분기까지 해외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던 곳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3곳이었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이하 동일) 31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55% 증가한 수치다. 주요 법인인 홍콩과 베트남, 뉴욕 등 대부분 법인에서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특히 홍콩법인(140억원)은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인수금융 딜 확대와 안정적인 채권운용 수익이 실적 개선에 힘이 됐다. 후발주자인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브로커리지 실적 성장과 IB부문으로 수익을 다변화한 것이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의 협업으로 현지 홍콩법인이 은행 보증부 외화채권 관련 공동주관사를 맡아 참여하는 등 최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3분기까지 605억원의 순익을 내며 지난해보다 25.25% 성장했다. 핵심 법인인 홍콩법인은 같은 기간 30% 성장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최근 해외 인수금융 딜을 확대하고, 현지에 단기 예금증서(CD) 발행이 늘어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삼성증권도 61억원의 순익을 내며 지난해보다 17.6% 성장했다. 뉴욕, 런던, 홍콩법인들의 고른 성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그동안 글로벌 진출을 강조했던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역성장했다.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가장 많은 순익을 거뒀던 한국투자증권은 홍콩과 뉴욕IB법인의 수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주요 법인인 홍콩법인은 지난해(285억원)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172억원 순익에 그쳤다. IB 부문의 딜 실적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국내 증시 약화에도 불구하고 소폭 실적이 올랐지만, 전체 실적 감소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7월 홍콩법인이 필리핀 부동산 개발 업체 비스타랜드의 약 690억원 규모 글로벌 본드 발행을 주관하는 등 의미있는 실적도 있다"며 "당장의 실적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홍콩 현지법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체질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1162억원에서 올해 1108억원으로 4.64% 감소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16.11%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실적이 다소 주춤한 것은 맞다"며 "그러나 인도 현지 증권사인 쉐어칸 인수가 곧 마무리되고 내년 실적에 반영되면 호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