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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최대 매출·업계 1위 성과 무색…‘정통 LCC’에 닥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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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4. 12. 30. 14:55

그룹 캐시카우 활약해와
사고로 후폭풍 상당 전망
무안공항 야간작업-02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가 발생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사고 여객기 꼬리날개를 들어 올리며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병화 기자
역대 최대 실적, 정통 저비용항공사(LCC)이자, 업계 1위. 이번 대형 참사로 제주항공이 가졌던 성과와 의미들이 무색해지고 있다. 사고 수습 및 후속 조치가 장기화하고 이용 고객들이 줄어드는 등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항공업계 전반에 안전점검을 재차 강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항공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연간 기준 매출은 사상 최대인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었다.

최근 LCC들이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으로 발 뻗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을 주력한 결과다. 회사는 단거리 노선 위주인 LCC 본연의 특징을 유지하고 있는 항공사로 알려져 있다. 또 코로나19 직후 업계 전반이 고전할 당시에도 화물 운송 사업을 신사업으로 도입하는 등 위기를 대처한 바 있다.

애경그룹 자회사인 제주항공은 그룹 차원에서도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다. 그룹 내 화학부문 등이 부진한 상황에서 지난해 제주항공은 여객 수요에 힘입어 사상 최대인 16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그룹 흑자전환에 큰 힘을 보탰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가 더욱 뼈 아픈 일이 됐다.

전날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 이름으로 공개사과문을 내고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형성되면서 제주항공 항공편을 비롯해 주요 항공사 예약 취소 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이날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평소보다 항공편 취소량이 많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취소량이 뚜렷하게 보이진 않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항공 주가는 사고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 주가는 장중 6920원까지 떨어지면서 상장 이래 최저가를 기록했다.

아직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안전 관리에 좀 더 철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특히 잦은 지연 및 회항, 정비 인력 부족 등 LCC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한번 주목되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19 당시 항공 산업 전체가 시스템적으로 멈췄다가 재개되면서 주의를 많이 해야 하는 시기였다. 이번 사고를 떠나 안전관리는 모두가 공통적으로 인지해야 할 부분"이라며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시스템 점검을 보다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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