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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곳간 두둑하니…은행 고금리 특판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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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1. 08. 16:50

4대 시중은행, 신년 고금리 특판 '계획 없어'
지난해 '고금리 막차'에 예·적금 몰려…유동성 풍족
대출 확대 제한에 수신 자금 쌓을 유인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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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예·적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은행들이 선보이던 새해 특판 상품이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4대 시중은행 모두 올해 신년 특판 상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고금리 예·적금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권이 이미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한 데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예정된 만큼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는 데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올해 신년 특판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거나, 시장 상황을 보며 검토하는 단계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특판 출시와 관련해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 (특판 상품 출시를 두고)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신년 특판 상품을 선보였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올해는 별다른 특판 상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창립 125주년을 맞아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에 가입할 경우 조건에 따라 최고 연 7%대 금리를 제공했다. 하나은행도 작년 새해를 맞아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금리우대쿠폰'을 주는 신년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금 상황에 따라 (출시를) 검토하기 때문에 시장 흐름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상 은행권은 예·적금 만기가 몰려있고, 기업·개인의 결제 수요가 몰리는 연말과 연초에 고금리 예·적금 특판 상품을 출시한다. 높은 금리를 내세우며 고객을 유치하는 한편, 대출 영업을 확대하기 위한 수신 자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고금리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예·적금에 대거 몰리면서 은행들이 수신 자금을 충분히 확보했다. 또 한국은행이 올해 초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올해는 고금리 예·적금 특판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올해부터 가계대출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하면서, 대출을 늘리기 위해 수신을 확보해야 하는 유인도 떨어진 상황이다.

4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707조4461억원에서 지난해 말 770조8540억원으로 약 63조원이 늘었다. 예·적금 잔액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는데, 특히 예금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7~8월에는 두 달간 총 29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이에 예년보다 일찍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한 시중은행들은 10월과 11월에 잇달아 예·적금 금리를 인하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고금리 상품 출시에 대한 부담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당장 이달부터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경기 하방 위험에 따라 올해 1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 확대를 위해 예·적금을 늘려야 하는 필요도 적어졌다. 예대율을 100% 미만으로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은 대출 확대에 앞서 먼저 예·적금 잔액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가계대출을 월별·분기별로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린 은행이 예·적금 확대를 위해 골몰해야 하는 이유도 옅어진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유동성이 이미 충분한 상황이라 자금 조달 수단으로서 특판 상품은 사실상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기도 어려운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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