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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사건, 군 뒤늦게 ‘살인죄’ 검토…축소·은폐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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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 기자

승인 : 2014. 08. 04. 15:52

국회 은폐 의혹 추궁에 "가해자들이 사건 은폐한 탓"
[포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한 장관 뒷줄 왼쪽부터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최차규 공군참모총장, 박선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이영주 해병대 사령관./이병화 기자
군이 윤모 일병 사건의 결심공판을 하루 앞둔 4일 국회의 추궁이 있고서야 ‘상해치사죄’에서 ‘살인죄’로 기소내용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한 인권단체의 폭로가 없었다면 윤 일병 사건은 단순한 상해치사 사건으로 묻힐 뻔 했다. 의원들은 진급에 눈 먼 군 지휘관들에 의한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했지만 군은 가해병사들이 은폐한 탓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김흥석 국방부 법무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가해자들에 대해) 상해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대해 “국민 여론이 그렇기 때문에 살인죄로 기소하는 것을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또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이 “내일이 결심공판인데 공소장 변경이 가능하냐”고 묻자 “결심공판을 연기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당초 군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에 살인죄 적용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었지만 당시 수사한 검찰관들이 고민과 검토 끝에 상해치사로 결론내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진 의원은 “상해치사죄로 한 것은 대충 눈감아주려고 한 것 아니냐”며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또 “유족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수사기록을 일체 제공하지 않은 점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윤후덕 새정치연합 의원 역시 “사망 당일 회식 중에 갑작스런 구타로 사망한 사건이라고 보도자료를 내고는 (새로운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지 않고) 그냥 있었다. 인권단체에서 사건 전모를 폭로하고서야 부랴부랴 국방장관이 참모총장들을 불러서 회의를 했다”고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송영근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도 “군의 장군단이 보직을 받으면 어떻게 진급할 것인가만 생각한다. 보신주의가 만연돼 있다”며 “윤 일병 사건 역시 그냥 지나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은 “군에는 본인의 귀책사유로 사망한 경우에는 지휘관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사망자 처리규정이 있다”며 지휘관이 진급을 위해서 진실규명을 피하려한다는 게 군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에서 죽는 사람만 1년에 150명이나 된다. 유족 한 분이 윤 일병 사건 이후 전화를 주셔서 ‘윤 일병 부모는 그래도 낫다. 나는 (자식이) 왜 죽었는지도 모른다’고 펑펑 우셨다”며 “윤 일병 사건도 그냥 밥 먹다 죽은 것으로 처리됐을지 모른다”고 했다.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은 의원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최초로 사실을 인지한 것과 시간이 가면서 사실이 밝혀지는 시간차가 있는 것”이라며 “최초에 (가해)병사들이 의도적으로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보고해서 그 보고내용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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