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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 일촉즉발…북한 vs 미국 말폭탄 넘어 군사행동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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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승인 : 2017. 09. 24. 19:06

美전략폭격기 B-1B, 북한 동해공역 비행…"21세기 첫 휴전선 최북단 비행"
북한 "참수·군사공격 기미 보이면 가차없는 선제행동…태평양 수소탄 시험"
北 추가 대형도발 가능성 vs 美 전략무기 더욱 공세적 전개
트럼프-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북한과 미국간 ‘말폭탄’ 수준에서 고조돼 왔던 긴장 상황이 이제는 서로를 향한 군사행동까지 초래할 수 있는 강대강의 격앙된 대치국면에 들어가면서 한반도 안보 정세가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 대해 예방적 선제행동을 운운하며 태평양 상공에서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미국은 즉각 전략폭격기와 전투기를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북쪽 공해상에 무력 전개하면서 북·미간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북한 김정은이 이례적으로 자신 명의의 성명을 통해 ‘초강경 대응조치’를 언급한 만큼 조만간 미국을 겨냥한 추가 대형도발이 예상된다. 미국은 전략무기를 공세적으로 전개할 계획이어서 한반도 안보 정세는 더욱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커진다. 대화와 중재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통해 북·미 갈등을 완화하고 한반도 안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외무상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또 이 외무상은 “트럼프는 상식과 정서가 온전치 못한 데로부터 우리 국가의 최고 존엄을 로켓과 결부해 모독하려 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그는 전체 미국땅이 우리 로켓의 방문을 더더욱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만회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며 “자살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외무상의 이러한 언급은 대북 선제 타격 조짐을 보일 경우 미국은 물론 그 주변국에 대해 먼저 핵·미사일 공격에 나설 수 있다며 강한 협박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즉각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들었다”며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little rocket man·김정은)의 생각을 되 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현재 미국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새 대북제재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을 이어가자 그동안 경고했던 ‘군사 옵션’을 말에서 그치지 않고 이제는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2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F-15C 전투기 수대는 23일 밤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했다. 미국 폭격기와 전투기가 북한 동해 공해상까지 비행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다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비무장지대(DMZ)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며 “이는 북한이 그동안 해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폭기의 출격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데 있어서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관측이다.

더군다나 미국은 최근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대북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미국의 향후 대북정책이 기존의 외교·경제적 압박에서 군사적 초강경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흘러 나온다.

이처럼 북·미간 협상의 여지가 희박해지면서 우리 정부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현재의 대북기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더욱 적극적인 대화 제의와 중재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한반도 안보를 시급히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진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원장은 “트럼프도 달래고 김정은도 달래는 방법 외에는 없다”며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있고 중국과 가깝고 미국과도 가까운 러시아를 우리가 적극적으로 끌어 들여서 북한의 변화를 모색하는 방법이 없을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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