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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공 홍콩 빈과일보, 25일 폐간 위기...‘체포-압수수색-자산동결’ 패턴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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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6. 22. 06:47

WP "빈과일보, 25일 발간 중단 위기"
"내부통지문, 26일자 마지막 신문 될 것"
"자산동결, 직원·판매업체 지불 불가능"
"홍콩보안법 통과 후 사주·경영진 체포-압수수색-자산동결 패턴 적용"
Hong Kong Apple Daily
홍콩의 대표적 반(反)중국공산당 신문인 빈과일보가 이르면 오는 25일 발간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빈과일보 본사 모습./사진=홍콩 AP=연합뉴스
홍콩의 대표적 반(反)중국공산당 신문인 빈과일보가 이르면 오는 25일 발간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빈과일보의 내부 통지문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홍콩 정부의 자산동결로 모회사 넥스트디지털이 직원들과 판매업체들에게 돈을 지불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본토 출신으로 홍콩에서 자수성가한 사업가 지미 라이(黎智英)가 1995년 창간한 빈과일보는 폐간 초읽기에 들어갔다.

넥스트디지털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산동결에 따른 빈과일보 발간 운명에 관해 논의한 후 홍콩 당국에 자산동결 해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내부 통지문은 만약 이 시도가 실패할 경우 회사 운영이 불가능해져 26일자 신문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WP는 전했다.
빈과일보 사주 라이의 변호사인 마크 사이먼은 이날 WP에 “그들(홍콩 당국)이 은행 계좌를 운영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우리는 계좌에 손댈 수 없고, 사람들이 우리 계좌에 입금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사이먼은 로이터통신엔 “빈과일보가 며칠 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Hong Kong Apple Daily
18일 홍콩의 인쇄소에서 한 직원이 빈과일보를 포장하고 있다./사진=홍콩 AP=연합뉴스
아울러 내부 통지문은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직원들이 원한다면 즉시 그만둘 수 있다고 권고했다.

통지문은 “경영진은 직원들이 마지막까지 머물 수 있기를 바라지만 예측할 수 없는 위협이 앞에 있기 때문에 모두 스스로 남을지, 떠날지를 결정하길 바란다”며 “최근 수년 동안 우리와 함께해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담당 부서인 홍콩경무처 국가안전처는 지난 17일 경찰 500명을 동원해 빈과일보의 사옥을 두번째로 압수수색, 기자들의 파일과 메모들을 샅샅이 뒤지고, 약 40대의 컴퓨터와 서버 16대를 압수했다.

또 고위관계자 5명을 자택에서 체포하고, 빈과일보의 라이언 로 편집국장과 청킴흥(張劍虹) 넥스트디지털 최고경영자(CEO), 그리고 빈과일보와 관계 2개사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은 빈과일보가 중국과 홍콩 정부 관리들에 대한 외국의 제재를 요청하는 글을 30여 건 실어 홍콩보안법에 규정된 ‘외국 세력과의 결탁’ 범죄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위반한 기사에 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은 1800만 홍콩달러(약 26억원) 상당의 빈과일보와 관계자의 자산을 동결하고, 은행에 대해 이 회사들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WP는 리 장관이 체포된 빈과일보 경영진을 ‘범죄자’라고 규정짓고, 다른 언론업계에 그 경영진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경고했다며 자산동결과 체포 등의 조치는 언론이 아니라 언론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도구로 이용한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미 라이는 2019년 3개의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지난해 8월 체포돼 징역 총 20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고,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으며 자산도 동결됐다.

이에 대해 인권운동 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언론 자유에 대한 뻔뻔한 공격’이라고 했고, 홍콩기자협회는 정부가 보안법을 뉴스 보도를 겨냥해 ‘무기화’했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에드워드 친 빈과일보 칼럼니스트는 “그들은 홍콩의 자치를 파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WP는 “언론·출판의 자유 등 홍콩 기본법에서 보장된 자유가 한때 자치령이던 영토를 재설계하고, 새로운 법을 이용해 복종을 강요하는 중국 정부의 뜻에 부차적인 것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포와 압수수색, 그리고 자산 압류는 비판적인 보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축소하기 위해 언론, 특히 공영방송을 표적으로 삼고, 재갈을 물리는 보안법 통과 이후의 패턴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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