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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트럼프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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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1. 2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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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대기자
조 바이든은 4년 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취임했다. 당시 그는 세계를 향해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세계의 경찰, 자유 무역과 인권의 수호자로서의 미국이 다시 국제무대의 중심으로 돌아오겠다는 뜻이었다. 트럼프 집권 1기 동안의 고립주의 정책으로 인해 미국은 국제적 영향력이 약화됐고, 바이든은 이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바이든 집권기간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스라엘과 중동의 분쟁으로 얼룩졌다. 각종 테러가 잇따랐고 북·중·러 제재와 그에 따른 3국의 결속은 더 강화됐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고물가로 세계경제는 피로감을 드러냈다. 세계를 한 바퀴 돌며 치러진 선거에서 자유주의 세력은 무력감을 드러냈다. 미국의 리더십은 2개의 전쟁에서 어정쩡한 무기지원국에 그치면서 타격을 입었다. 미국은 돌아온 것이 아니었다.

이제 트럼프가 돌아왔다.

'미국 우선주의 2.0'은 더 진화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과 국경 폐쇄는 빛의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 관세 인상으로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심화되고, 동맹국들과는 방위비 분담문제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에 중동의 휴전이 시작됐다.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킨 뒤에는 해외 군사개입을 철저히 배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1기 집권 때 보여준 고립주의 정책은 '신고립주의'로 더욱 체계적으로 심화돼 세계적 외교·국방과 무역구조를 뿌리부터 흔들어 놓을 수 있다. 이에 따른 반발과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취임 전부터 캐나다·그린란드·파나마 운하를 향해 쏟아낸 거침없는 영토와 관할권 주장은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분쟁의 예고편처럼 보인다.

신고립주의가 세계적 무역 전쟁을 촉발하면서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원치 않는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4일자 사설을 통해 각국이 관세와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을 벌일 경우 1930년대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돼 결국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역사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도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타국 영토에 관한 발언은 미국이 더 많은 영토를 확보하면 세계가 안정되고 단순해질 수 있다고 믿는 데 따른 것이라는 역사학자들의 분석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경하는 보호주의와 제국주의 시대는 결국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고 비슷한 경고를 했다.

트럼프의 2번째 집권은 미국이 크게 바뀌었다는 걸 보여주며, 앞으로 4년간 더 크게 바뀔 것이란 걸 예고한다. 이제 우리가 알던 미국은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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