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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인구 비상사태…‘돌봄 공백’부터 채워야

[여의로]인구 비상사태…‘돌봄 공백’부터 채워야

기사승인 2024. 07. 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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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금융증권부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인구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지난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합계출산율 꼴찌(0.72명)를 기록하면서다. 이에 정부는 일과 가정의 양립, 양육, 주거 등 3대 분야를 지원하는 저출산 추세 반전 대책을 내놓았다. 2주의 단기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하고, 육아휴직 급여도 250만원까지 상향한다. 출산을 앞둔 부부들로써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은행들도 최근 출산장려금을 대폭 올렸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기존에 첫째 8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이후 300만원을 주던 출산장려금을 1000만원, 1500만원, 2000만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좋은 제도긴 하지만, 최근 만난 은행 직원에게 천만원도 넘게 주는데 하나 더 낳겠냐고 묻자, '누가 키우냐'며 오히려 되물었다. 문제는 출산이 아니라 돌봄이라는 얘기다.

실제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연구보고서(중앙 지방 간 유사 사회보장사업의 효과성 평가)에 따르면 출산지원금 효과는 3년밖에 가지 못했다. 0~1세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현금성 지원은 출산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2018년부터 출생아 당 1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 인천의 경우, 해당 정책효과가 2018년 7.3%, 2019년 6.8%, 2020년 2.1%로 줄다가 2021년엔 아예 사라졌다.

정부가 발표한 육아휴직 제도 확대도 아쉬운 부분이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근로자인 맞벌이 부부라면 단기간이든 장기간이든 육아휴직을 쓰는 것 자체만으로도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다. 일회성 지원에 그치는 출산지원금과 육아휴직 분할 제도가 출산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오히려 3세 이후의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춰 돌봄 공백을 해결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 생각된다. 기자는 현재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데, 취재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아이는 누가 봐주냐'는 것이다. 아이 한 명당 출산지원금을 얼마 받았냐는 질문은 없었다. 일시적인 출산지원금보다 수십년간 이어지는 양육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알고 하는 질문일 것이다.

'한 아이를 돌보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수천만원의 출산지원금과 눈치봐가면서 육아휴직을 써야하는 제도 대신, 돌봄 공백부터 채우는건 어떨까. 일하는 딸과 아들을 위해 노후를 즐기는 대신 또 다시 육아의 현장에 뛰어드는 조부모들에 대한 지원이 계속된다면 돌봄 공백도 줄어들 수 있다. 현재 서울시는 24~36개월의 영아를 둔 맞벌이 부부 중 중위소득 가정을 대상으로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월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돌봄비를 확대해 '황혼육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조부모에게 양육수당으로 육아에 대한 보상을 지원하는 방법이 눈치보며 육아휴직을 써야하는 제도보다 나을 수 있다. 돌봄 공백이 줄어든 육아 선배들을 보는 편이 출산율을 반전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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