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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당 “대선 개표결과 73% 확보…승리 입증”

베네수엘라 야당 “대선 개표결과 73% 확보…승리 입증”

기사승인 2024. 07. 3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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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살레스가 마두로 대통령 앞서"
시위대, 차베스 동상 무너뜨리기도
전국서 '개표 부정' 항의시위 잇달아
Venezuela Election
개표 부정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29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한 시위자가 불타는 타이어 앞에서 두 팔을 번쩍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대선 투표 '개표 부정' 의혹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야당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29일(현지시간) 대선개표 결과 73.2%를 확보해 야당의 승리를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야당이 입수한 개표 결과에서 민주야권연합 후보인 애드문드 곤살레스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앞섰다.

곤살레스는 수도 카라카스의 선거운동 본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당신들이 어제 투표를 통해 보여준 의지는 존중받을 것"이라며 "우리가 승리했다는 걸 보여주는 개표 결과를 손에 쥐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투표가 종료된 뒤 6시간 동안 결과 발표를 지연하다가 80% 개표결과 현 대통령인 마두로가 51%를 득표해 44.2%를 얻은 곤살레스를 꺾고 선거에서 이겼다고 했고 이튿날 승리를 공식 선포했다. 마두로의 3연임과 더불어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의 25년 집권 연장에 길을 터준 것이다.

하지만 독립적인 출구조사 결과는 민주야권연합 후보인 곤살레스의 압승을 예고했는데 정반대 결과가 공표되자 야당 지도자들과 미국·유럽·중남미 국가들은 선관위에 개표결과 전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세계적 여론조사 기관인 에디슨 리서치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곤살레스는 65%를 득표해 마두로(31%)에게 압승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에디슨 리서치는 전국 투표소 100곳에서 6846명의 유권자를 인터뷰했다.

야당 지도자 마차도는 개표결과를 부정하고 "우리가 이겼다는 걸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 온두라스, 볼리비아는 마두로에게 축전을 보냈지만, 미국, 스페인과 EU는 선거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칠레의 좌파 대통령 가브리엘 보릭도 투표결과를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선거법에 따르면 개표 감시원들은 개표 결과 1부를 복사할 권리가 있지만 야당은 기록의 40%만 확보했고 그 이상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투표소에선 개표결과 복사 자체를 할 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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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29일(현지시간) 개표 부정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장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날 카라카스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개표 부정'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베네수엘라 갈등관측소에 따르면 이날 전국 20개 주에서 187건의 시위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마두로 당선을 발표한 당일 밤에 이어 이날 아침에도 집 안팎에서 냄비를 시끄럽게 두드리는 중남미 특유의 '카세롤라소'(cacerolazo) 항의 시위를 벌인데 이어 거리 시위에 나섰다.

팔콘 주의 수도 코로에서는 시위대가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이자 멘토인 고 휴고 차베스 대통령의 동상을 무너뜨렸다. 포르투게사 주에선 시위대가 마두로 대통령의 대형 선거 포스터를 찢고 발로 밟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카라카스의 엘 바예 지역과 마라카이 시에서는 무장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바르키시메토의 주요 도로 일부를 봉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현지 통신원을 인용, 카라카스 시내에서 총성이 여러 차례 들렸다고 보도했다. 또 국회 의사당과 선관위 건물 보안이 강화되고 대통령궁은 봉쇄됐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 세계 1위로 '한때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었지만 집권당이 25년 통치 기간 과다한 화폐 발행으로 13만%에 달하는 초(超)인플레션을 초래했고 치안 불안, 의료체계 붕괴 등으로 복합 위기를 불러왔다. 또 반미 노선을 걸으면서 미국·EU의 제재조치로 석유수출이 금지돼 경제가 곤두박질쳤다. 전 국민의 3분의 1가량인 800만명이 일자리와 생존을 위해 이웃 국가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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