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미 대선·총선 선거 비용 22조원...1인당 영국·독일의 40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koreanwave.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27010014857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10. 27. 13:18

미, 기간·방법 등 선거운동 무한 경쟁
캐나다 최대 모금 정당 액수, 해리스 캠프의 이틀분
미 상원의원 1인 선거 자금, 영국·독일·캐나다 총지출액과 비슷
72% 선거운동 자금 제한 찬성...반대 11%
APTOPIX Election 2024 Harris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칼라마주 윙스이벤트 센터에서 진행된 유세장에서 서로를 가리키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선거는 구조적으로 고비용이다. 법정 선거운동 기간이나 비용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주요 요인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선거가 고비용이고, 길고 피곤하다며 1인당 선거 비용이 영국·독일에 비해 약 40배 더 드는, 선거 자금의 19세기 개척 시대 황량한 서부(wild west)라고 지적했다.

Election 2024 Trump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스테이트 칼리지의 브라이스 조던 센터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춤을 추고 있다./AP·연합뉴스
◇ 2024년 미 대선·총선 선거 비용 159억달러...1인당 비용 영국·독일의 40배
기간, 광고 등 방법 등 선거운동 무한 경쟁

실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민주당·공화당 경선 후보군이 가시화하는 대선일 약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임기 2년의 하원의원의 경우 당선 그다음 날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한다고 의원과 캠프 관계자들이 말한다.
한국 법정 선거운동 기간이 대선 23일, 총선 12일인 것과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미국의 선거운동 기간과 비용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훨씬 길고, 많이 소요된다.

7월 영국 총선 선거운동 기간은 6주였다. 영국의 경우 후보의 TV 광고도 없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의 인접국 캐나다의 선거운동 기간은 36일에서 50일 사이다.

USA-ELECTION/
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비케이브의 도로 옆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과 주요 공약이 적힌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후보들은 TV·라디오·전광판·스마트폰·소셜미디어 등 각종 매체에 광고를 내보내며 주요 거리와 집 앞에 자신과 선출직 이름이 적힌 입간판을 설치한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5일 대통령과 연방 하원의원 전원, 그리고 상원의원 3분의 1을 뽑는 대선 및 총선 비용이 약 159억달러(22조1000억원)로 역대 최대 고비용 선거였던 2020년(151억달러)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선거 자금 지출을 집계하는 오픈시크릿이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올해 비용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을 조정해 올해 물가로 계산하면 2020년(183억4000만달러)보다는 적지만, 2016년(85억5100만달러)의 거의 두배다. 아울러 2000년(56억2000만달러)·2004년(68억9000만달러)·2008년(75억9000만달러)·2012년(85억9000만달러) 등 2020년 선거 이전 대비 비용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

US-VOTE-POLITICS-BOAT-TRUMP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시에스타 키에서 열린 보트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캐나다 최대 모금 정당 액수, 해리스 캠프의 이틀분
미 상원의원 1인 선거 자금, 영국·독일·캐나다 총지출액과 비슷

2021년 캐나다 총선의 총비용은 현 물가로 추산하면 6900만달러로 미국의 약 27분의 1에 불과하다. 2019년 영국 총선 비용은 8000만달러였고, 영국 모든 정당이 올해 첫 6개월 동안 총 9700만달러를 모금했지만, 선거 때 모든 비용을 지출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6주간 영국 총선 운동 기간에 영국 노동당은 1230만달러를, 보수당은 250만달러를 각각 모금했는데, 이는 미국 대선후보들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었다고 WSJ은 평가했다. 캐나다 정당 중 가장 많이 모금한 보수당의 액수는 2550만달러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가 이틀 동안 모금한 금액과 비슷했다.

해리스 캠프의 모금액은 10억달러,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의 액수는 8억달러였다. 특히 라파엘 워녹 민주당 상원의원이 2020년 지출한 선거 자금은 1억8066만달달러로 영국(2019년 7800만달러)·독일(2021년 8600만달러)·캐나다(2023년 6900만달러)의 최근 선거 지출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조금 적었다.

2024년 물가 기준, 선거 비용은 미국에 이어 인구 14억명으로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의 올해 총선 비용이 53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브라질(2023년 12억달러)·호주(2022년 3540만달러)·멕시코(2014년 3310만달러)·프랑스(2024년 1065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US-ELON-MUSK-HOLDS-TOWN-HALL-WITH-PENNSYLVANIA-VOTERS-IN-LANCAST
스페이스X 및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2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서 진행된 아메리카 팩( PAC·정치활동위원회) 타운홀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1인 1억6500만달러 등 100만달러 이상 고액 기부, 2004년 23명·5890만달러서 올해 408명·23억달러

미국 선거 캠프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쓸 수 있는 것은 고액 기부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주요 요인이다.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2004년 100만달러 이상을 낸 고액 기부자와 총액은 23명·5890만달러였는데, 올해는 408명·23억달러다. 투자자 티모시 멜론이 공화당에 1억6500만달러를 기부해 1위를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공화당의 주요 공약인 언론의 자유와 총기 소지 권리를 지지하는 청원서에 서명한 유권자 가운데 하루 한명을 추첨해 100만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 설문조사, 72% 선거운동 자금 제한 찬성...반대 11%

이 같은 미국의 선거운동 관행에 만족하는 미국인은 거의 없다고 WSJ은 지적했다. 유권자들이 너무 오랫동안 정치 이야기를 듣고, 대부분이 공격성인 정치 광고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데 지쳐있다는 것이다. 퓨리서치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약 72%가 선거운동 자금 지출 제한을 원한다고 답했다. '제한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아울러 미국인 10명 중 8명 이상이 기부자가 공화·민주당 정치인에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답했다.

◇ 미 대선 좌우 7개 경합주 여론조사, 박빙 구도 속 트럼프 우위 지속

한편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날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한 집계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위스콘신·미시간주에서 49%의 지지율로 48%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포인트 앞서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애리조나주에서 49%의 지지율로 48%의 해리스 부통령에 1%포인트 앞서고 있다.

24일 집계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1%포인트 앞섰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두 후보는 지지율 48% 동률을 기록했고, 애리조나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포인트 우위는 1%포인트로 축소됐다.

미국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집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소 0.2%포인트(위스콘신·미시간)·최대 2.2%포인트(조지아) 등 모든 7개 경합주에서 앞서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