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뇌물성'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제3자 뇌물을 받은 '몸통'으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소환했는데 검찰의 소환 통보에 검찰 출석을 미루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드디어 10일 검찰에 출석한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죄' 여부를 강도 높게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6~2018년 성남FC 구단주로 네이버, 두산건설 등으로부터 170여 억원의 후원금을 받고 건축 인허가,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봐줘 '제3자 뇌물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김모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을 제3자 뇌물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공소장에 "김 전 팀장이 이재명, 정진상 등과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이는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제3자 뇌물' 성격의 성남FC 후원 사건의 몸통으로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뇌물 공여의 혐의가 있는 몸통에 대한 소환조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시기에 맞춰 공교롭게도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번의 국회 소집이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때처럼 이재명 구속에 대한 사전 대비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재명 대표는 당당하게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고 한 만큼 성실하게 수사에 임해야 할 것이고 민주당도 그런 방탄 국회를 해서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이해진 성남FC 후원 최종결정 가능성 높아
검찰은 네이버·성남시·희망살림·성남FC 간 후원금 4자 협약 당시 네이버 대표이사를 지낸 김상헌 전 대표를 지난해 12월 15일 소환해, 김 전 대표가 '뇌물성'이 있다는 이유로 성남FC 후원에 반대했다는 진술을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실제로 네이버의 성남FC 후원 이후 네이버는 성남시로부터 제2사옥 건설 관련 여러 혜택을 받았다.
네이버는 2015~2016년 사단법인 '희망살림'을 통해 39억원을 성남FC에 후원금으로 전달했고, 그 후 2016년 9월 제2사옥 신축 인허가를 받았다. 제2사옥 주차장 출입구를 건물 뒤편에 만들어야 했던 애초 도시계획은 분당수서고속도로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특히 2018년에는 제2사옥의 용적률도 670%에서 913%로 급등했다.
판사 출신의 김 전 대표가 뇌물성이라고 반대했음에도 39억원에 달하는 네이버의 성남FC 후원이 이뤄졌다. 이는 김 전 대표의 윗선에서 이런 최종결정을 했다는 의미인데 그 윗선은 당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던 이해진 총수밖에 없다.
◇이해진 소환도 반드시 이뤄져야
검찰의 다음 수순은 당연히 이해진 총수의 소환·조사다. 법조계에서도 최종 결정권자인 이해진 총수의 소환·조사가 불가피해졌다는 의견이 많다. 그럼에도 이해진 총수의 소환 가능성을 묻는 아시아투데이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은 소환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해진은 현직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 취임하기 전인 2013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고, 김상헌 당시 대표는 이사였다.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건넨 후원금의 규모는 39억원의 거금으로, 해당 후원금이 최종 결정권자의 승인 없이 집행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뇌물성' 성남FC 후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소환 통보에 따라 드디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검찰에 출석한다. 네이버 제2사옥의 용적률 인상 등의 이익을 얻은 대가로 네이버가 성남FC에 39억원의 거금을 후원했고 이해진 네이버 총수가 이에 대한 최종결정을 했을 개연성이 검찰의 압수수색 문건과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고 있다.
검찰이 이런 수사 결과를 확보하고서도 이해진 총수를 소환해 수사하지 않는다면, 검찰이 '꼬리 자르기'를 하면서 '네이버 봐주기'를 하고 있다는 국민적 의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이해진 총수를 반드시 소환해 '전모'를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힘으로써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인 '법과 원칙'이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