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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 선거 앞둔 자민당, 기시다 불출마로 당내 경쟁 본격화

총재 선거 앞둔 자민당, 기시다 불출마로 당내 경쟁 본격화

기사승인 2024. 08. 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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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후보 이시바 전 간사장, 고노 디지털상 출격 대기
고이즈미·다카이치 등 전현직 장관도 출마 '눈치싸움'
JAPAN POLITICS GOVERNMENT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하순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EPA, 연합

일본 집권여당 자민당이 차기 총재를 선출하는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갑작스레 이뤄진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치열한 당내 경쟁 체제로 접어들었다.

기시다 총리는 14일 오전 도쿄 총리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하순께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이번 총재 선거에서는 자민당이 바뀌는 것을 국민에게 확실히 보일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변화를 (국민들에게) 나타내는 가장 알기 쉬운 첫걸음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불출마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자민당)소속 의원이 일으킨 중대한 사태에 대해 조직의 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다"고 부연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연말 불거진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로 검찰 수사가 진행된 이후 내각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10∼20%대에 머물자 당 안팎에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이날 당 총재 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2021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3년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 제1당 대표를 뽑는 선거에 불출마한다는 것은 곧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시다 총리는 다음달 새 자민당 총재가 선출되면 총리직에서 퇴임하게 된다. 그는 차기 자민당 총재에 대해서는 "정치자금 문제와 정치 신뢰 회복 측면에서 개혁 마인드를 후퇴시키지 않는 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자민당은 기시다 총리의 갑작스런 사퇴 발표에 따른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음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사실상의 출마 선언을 한 가운데 고노 다로 디지털상도 아소 다로 부총재에게 입후보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포스트 기시다' 명단에 자주 거론됐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고바야시 타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도 차기 총재 선거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총재(혹은 총리) 후보로 꼽혀온 이시바 전 간사장은 "기시다 총리가 불출마 선언을 해 지극히 유감스럽다. 내정과 외교 두 분야에서 확실한 업적을 남긴 총리가 퇴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단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싶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기시다 총리의 갑작스런 퇴진에 대한 일본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기시다 총리의 불출마 소식이 전해진 후 자민당 내에서는 '정치개혁을 위해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내린 깨끗한 판단'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룬 반면, 야권에서는 '정권 연장만을 생각한 꼼수'라고 폄훼하는 분위기다.

기시다 내각에서 각료를 지낸 한 자민당 간부는 "총재 선거를 앞두고 깔끔하게 마무리하겠다는 불출마 선언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며 "(정치권의) 그 누구도 무책임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켄타 대표는 "누가 총재가 되든 파벌을 챙기느라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을 야기한 자민당의 체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권 유지(연장)를 위해 불편한 과거를 잊게 하는 수법에 국민이 걸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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