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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원자력발전소 화재에 방사능 유출까지...실전같은 ‘레디코리아’ 훈련

[르포]원자력발전소 화재에 방사능 유출까지...실전같은 ‘레디코리아’ 훈련

기사승인 2024. 09.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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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1000여명 실제 대피훈련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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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실시된 제3차 레디코리아 훈련에서 소방대원들이 환자를 옮기고 있다. /행정안전부
25일 오후 1시 울산광역시 울주군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로부터 120km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5.0과 8.6 지진이 연이어 발생해 원자로가 정지됐다. 보조보일러 건물 내부 및 연료저장탱크 배관 균열로 연료가 누출된 상황에서 보수작업 중 용접 불꽃이 누출된 연료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내 검은 연기가 건물을 뒤덮으면서 올해 제3차 레디코리아 훈련이 시작됐다.

119 상황실에 화재신고가 접수된지 1분여 만에 한수원 새울본부가 운영 중인 자체소방대가 화재 현장에 도착해 초기 화재진압을 실시했다. 인근 53사단이 발전소 화재상황을 접수하고 출동해 발전소 외곽경계를 시작했고, 주변 지역 소방서 차량들도 속속 화재 현장으로 모였다. 불길을 잡기 위한 거센 물 줄기가 뿌려졌고, 관내 보건소는 현장응급의료소를 설치해 사상자 분류, 중 증도 분류, 응급처치 및 병원 이송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방사선비상진료소에서는 방사선 피폭 환자에 대한 의료 처지 및 제염이 이뤄졌다.

위기 상황도 발생했다. 보조보일러 연로탱크로 화재가 확산해 냉각수·전력 등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원자로 냉각제 온도가 354.4도를 넘어가자 원자로 건물 덕트와 밸브가 파손돼 건물 외부에 방사능 물질이 누출됐다. 이에 방사선비상대책본부는 원전부지 밖으로 방사능 누출이 우려된다며 방사선비상단계 최고등급인 '적색비상'을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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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실시된 제3차 레디코리아 훈련에서 환자 분류가 진행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비상 발령에 따라 울산시, 울주군, 경상남도, 양산시 등 지자체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버스·기차·선박을 이용해 지역주민을 구호소로 대피시켰다. 도상훈련이 아니라 주민 1000여명이 실제로 대피하는 모습이 훈련장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중계됐다. 이후 한수원은 손상된 설비를 긴급 정비한 뒤 이동형 발전차와 펌프차로 비상전원과 냉각수를 공급해 시설 가동을 정상화했다.

레디코리아 훈련은 기후위기, 도시인프라 노후화 등 잠재 위험으로 발생하는 대형·복합재난에 대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민관이 함께 재난대응 체계를 점검하기 위한 훈련이다. 지난해 '테러에 의한 터널 내 고속열차 화재 사고'와 '선박 충돌로 인한 인명피해와 해양오염'이라는 복합재난을 상정해 훈련을 2회 실시한데 이어 올해 '국가산단 석유화학단지 화재 및 유해화학물질 유출'과 '급변풍에 따른 항공기 활주로 이탈 이후 공항시설과 충돌'에 대비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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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실시된 제3차 레디코리아 훈련에서 원자로 건물 내부 탐색을 위한 사족보행 로봇' 햄스터'와 차륜형 로봇 '래피드'가 움직이고 있따. /행정안전부
이번 훈련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원전 주변 지진 발생으로 발전소 내 화재발생과 미미한 방사능 누출로 피해가 확대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행안부, 원안위, 울산시, 경상남도, 한수원 등 48개 관계기관과 지역주민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2200여명이 훈련에 참여했다. 헬기, 방사능방재차량, 소방차량 등 장비 144대가 동원됐으며, 원자로 건물 내부 탐색을 위한 사족보행 로봇' 햄스터'와 차륜형 로봇 '래피드'가 투입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방사능 대응을 위한 중대본 1본부(원안위)가 꾸려졌고 현장에서 원격으로 가동된 중대본 2본부(행안부)가 지진·화재·주민보호를 총괄 지휘했다. 올해 세 번쩨로 열린 레디코리아 훈련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훈련 상황 점검'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25일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발전소에서 지진이 발생해 열린 원전 내 화재와 방사능 누출사고 대응훈련을 살펴보고 있다. /행정안전부
이한경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훈련강평을 통해 "원전사고는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관련기관 협조하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 지자체, 경찰, 군부대까지 협력해 주민 소개와 보호소 운영을 실시하고 대규모 복합재난에 대응하는 부분을 점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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