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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세계 첫 ‘24Gb GDDR7’ 개발… HBM 반전 노린다

삼성전자, 세계 첫 ‘24Gb GDDR7’ 개발… HBM 반전 노린다

기사승인 2024. 10. 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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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처리 특화 메모리 반도체
업계 최대 용량·속도·성능 갖춰
AI 전용 데이터센터 등 수요 확대
연내 검증 마무리후 내년초 상용화

반도체 부진에 시달리는 삼성전자가 모처럼 '세계 최초' 기록을 썼다. 세계 최고 수준의 용량·성능을 갖춘 차세대 그래픽 D램(GDDR7)을 업계에서 가장 빨리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GDDR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사용되는 데이터 처리 특화 메모리 반도체다. 원래 PC·노트북용 GPU에 많이 쓰이지만 최근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분야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연내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 검증을 마무리한 뒤 내년 초 상용화할 계획이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이번 칩 개발을 통해 HBM 시장에서 주춤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킬지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17일 업계 최초로 12나노(㎚·10억 분의 1m)급 24Gb(기가비트) GDDR7 D램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품은 전작인 16Gb GDDR7 대비 용량이 50% 향상됐다. 업계 최대 용량이다. 성능도 업계 최고 속도인 최대 42.5Gbps(초당 기가비트)를 구현했다. 그래픽카드에 탑재하면 초당 최대 1.8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 연산이 가능하다. 이는 30GB(기가바이트) 용량의 UHD 영화 6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전력 효율도 전작 대비 30% 이상 개선됐다.

반도체 업계에선 메모리 3사가 차세대 GPU용 GDDR7 개발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가장 앞선 개발 결과를 내놓은 점에 주목한다. 무엇보다 GDDR은 HBM과 함께 AI 분야로 쓰임새가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GDDR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빠른 속도와 높은 전력효율을 구현할 수 있어 AI 전용 데이터센터 등에 대거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는 최근 공개한 가속기 웜홀에서 HBM 대신 GDDR6을 사용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인텔로에 따르면 글로벌 GDDR 시장 규모는 지난해 58억 달러에서 2032년 126억 달러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연내 주요 GPU 고객사의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에서 검증을 시작해 내년 초 24Gb GDDR7 D램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AMD가 대상이다.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노트북용 GPU '지포스 RTX50' 시리즈에 GDDR7을 탑재할 예정이며 AMD도 GDDR7 채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관련 '호재성' 소식도 나왔다. 미국 테크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최신 AI 칩보다 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게임용 칩을 제조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삼성과 가격 등을 협상 중"이라며 "차세대 AI 칩 '블랙웰' 생산 과정에서 결함 이슈가 발생하면서 두 회사 간의 관계가 예전같지 않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엔비디아가 TSMC만으로는 AI 칩 주문을 소화하지 못해 삼성전자 등으로 파운드리를 이원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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