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눈] 금호석화가 공들여 쓴 문자 한 통
    몇 년 전 금호석유화학이 공개채용 서류 불합격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화제를 모았다. 금호석유화학 채용 담당자가 "서류전형에 4611명께서 지원해주셨고, 이 중 760명이 인적성 검사 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지원자님이 부족하고 모자라서가 아니다. 더 많은 분을 모시지 못하는 회사의 잘못"이라고 쓴 문자가 감동을 준 덕분이다. 지원자들은 불합격에 대한 위로뿐만 아니라 채용 현황을 투명하게 밝힌 점에 호응했다. 몇 명이나 지원했고, 얼마나 합격..
  • [기자의 눈] 평생직장 산은의 '엑소더스'…"흔들리는 경쟁력"
    "산업은행은 더이상 평생 직장이 아닙니다. 고급 인재들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지난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만난 한 직원은 내부 분위기를 이 같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의지가 강한 만큼 당분간 탈출 행렬이 이어질 거라는 얘기였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정년 퇴직자와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제외한 총 38명의 직원들이 조기 퇴직했다. 7개월 동안에만 지난해 퇴직자수(31명)를 상회하는..
  • [기자의눈] 고위공직자의 '주식 사랑' 이대로 괜찮을까
    최근 고위공직자의 '주식 사랑'이 뜨거운 감자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산 목록에 오른 주식들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백 청장은 바이오 관련 업체 주식을, 이 장관은 소방차 제작업체 주식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직무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백 청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 30주, SK바이오팜 25주, 바디텍메드 166주, 신테카바이오 3332주, 알테오젠 42주 등 총 2억8900만원어치를 보유했다. 백..
  • [기자의눈] '사돈의 나라'의 민낯
    "시부모를 죽을 때까지 모실 것, 정해진 시간에 따라 삼시 세끼를 차릴 것, 베트남어로 말하지 말고 베트남 사람과도 어울리지 말며 아이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치지도 말 것" 한국 거주 베트남인들의 송사를 함께 다루는 한 법률사무소가 최근 한국인 남편이 베트남 부인에게 요구했다며 공개한 각서 내용의 일부다. 각서엔 조항들을 잘 지키고 아이가 10살이 되면 부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해주겠단 내용도 포함됐다. 법률사무소가 각서 내용이 '노예계약서'..
  • [기자의눈] 물가상승 꺾였지만 서민들 체감할 수 있어야
    무섭게 치솟던 물가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6%대를 크게 상회했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5%대로 주저앉으며 7개월 만에 상승세가 둔화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류의 오름세가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물가상승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하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그렇지 못하다. 우선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오르며 13년 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 [기자의눈] 하이트진로 말고 '대통령 책임져라…화물연대, 아집(我執) 어디까지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했다오" 1920년대 현진건의 단편소설 '술 권하는 사회'에 나오는 구절이다. 예로부터 적당한 술은 시민들의 애환을 달래고, 좋은 날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그런 점에서 술 문화는 내수 경기를 살리는 데 필수 요소였다. 그런 술이 수개월째 어려움에 처했다. 화물차주들이 올해 상반기 내내 주류회사를 볼모로 잡으면서 전국 주류 수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들은 정부를 향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내 주류..
  • [기자의 눈] '조부모 돌봄수당'에 불만 나오는 이유
    서울시가 '조부모 돌봄수당 지급'을 골자로 하는 육아정책을 발표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웬일인지 뜨뜻미지근하다. 지원 예산이 영아기에 편중돼 있어 만 3세 이상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 부담이 여전한데다가, 정작 조부모가 멀리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부모들은 실질적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서울시는 지난달 '육아조력자 돌봄수당'을 새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조부모 등 4촌 이내 가까운 친인척에게 아이를 맡기면 월 30만원의..
  • [기자의눈] 보험사기와의 전쟁, 이기려면 지금이 적기다
    지금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보험사기와 전쟁 중이다.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보험사기 특별 신고·포상금 제도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신고 대상과 포상금 규모도 확대했다. 물론 보험사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보험사기 증가세가 가파르다. 최근 5년간 적발된 보험사기 액수만 4조2000억원을 넘는다. 잡아내지 못한 보험사기를 고려한다면 더욱 그 규모는 클 것이다. 올해는 보험사기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보험사..
  • [기자의눈] 윤대통령, 공정한 인적 쇄신 통해 ‘핵관’ 논란 없애야
    최근 대통령실 내부 조직 재정비 작업이 수면 아래에서 활발히 이뤄지는 모양새다. 알려진 것처럼 정무수석실 비서관 2명이 이미 사퇴했고, 비서관급 이하 직원들의 추가 사퇴 가능성도 계속해서 거론된다. 대통령실은 선을 긋고 있지만, 전체 직원 420여명 중 80여명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에 대한 헌신적 자세'와 '업무 역량'을 언급한 것처럼, 이번 조직 개편은 능력 중심으로 업무분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
  • [기자의눈] 눈뜨고 반도체·전기차 베이나… ‘깜깜이’ 美 인적네트워크 확장해야
    중국 경제를 압박하기 위한 와일드 카드를 미국이 꺼내들 때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아연실색 하고 있다. 우리 산업의 미래라 할 수 있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가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 지원법안에 저당 잡히고 있어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던가. 우리는 아직 누가 아군인지 적군인지도 확실치 모른 채 우왕좌왕 하는 모양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일찌감치 미국으로 달려가 사태..
  • [기자의눈] 간판 바꾸는 공수처, 선전을 기대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오늘 현판식을 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공수처는 현판식에 앞서 약 5000만원을 들인 새로운 CI도 공개했는데, 국민을 섬기며 공명정대하고 균형 잡힌 독립적 수사를 지향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자영업자가 기존 간판을 바꾸는 경우는 통상 2가지일 것이다. 장사가 너무 잘 돼서 사세를 확장할 필요가 있거나 아님 장사가 안돼 궁여지책으로 간판이라도 새롭게 달거나. 안타깝게도 공수처 현판식을 바라보는 세간의..
  • [기자의눈] 좌초돼선 안될 경항공모함
    윤석열정부가 출범하면서 오는 2033년까지 3만t급 경항공모함(경항모)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경항모 기본설계예산 72억 원을 집행하기 위해선 방위사업청이 이미 조선업체를 상대로 제안요청서를 냈어야 했지만 깜깜무소식이다.지난달 15일 열린 제145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경항모에 탑재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 F-35B 대신 지상운용만 가능한 F-35A 20여 대를 추가도입하는 '차세대전투기(F-X..
  • [기자의눈]수재민 지원 방안 빠진 반지하 주택 대책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8·16 대책)이 지난 16일 발표됐다. 당초 지난 9일 나올 예정이었으나 집중 호우 피해로 일주일 연기됐다. 8·16 대책에는 반지하 등 재해취약주택을 해소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9월부터 재해취약주택 관련 연구와 실태조사를 벌인 뒤 연말까지 종합적인 해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호우 피해 뒤 7일만에 나온 성급한 대책으로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 단기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와 장기간에 해결해야 할..
  • [기자수첩] 공정에 가치를 둔 공매도 개혁안 나와야 할 때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식 공매도와 관련해 개인 투자자 단체에 제도 개혁안을 요청했다. 정치권에서 현행 공매도 자체를 제대로 뜯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검찰도 칼을 빼들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서 적발된 불법 공매도 거래 때문이다.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공매도와 관련한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공매도가 많은 기관이나 증권사에 대해 실태점검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불법 공매도 의심..
  • [기자의눈]청와대 미술관?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
    우리 속담 중에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말이 있다. 급하게 서두르면 일을 그르치기 쉬우므로 급히 서두르지 말라는 의미다. 청와대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란을 보며 이 속담이 떠오른다.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며 미술전시 중심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을 표방한 청와대 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처럼 원형을 보존하면서 역사, 자연을 품은 고품격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올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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