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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쑥대밭 만든 ‘마이삭’... 원산 시내 물에 잠겨

북한 쑥대밭 만든 ‘마이삭’... 원산 시내 물에 잠겨

기사승인 2020. 09. 0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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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1시간 간격 실시간 수해 상황 보도... "원산에 3시간 132㎜ 집중"
조선중앙tv
조선중앙TV는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강원도 원산 시내에 폭우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캡처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휩쓸면서, 북한 주요 관광도시인 강원도 원산 시내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조선중앙TV는 3일 오전 6시께 실시간으로 물에 잠긴 원산 시내 곳곳의 모습을 보도했다. 원산 시내의 도로가 완전히 흙탕물에 뒤덮여 큰 강과 같은 모습으로 변했고, 광장을 둘러싼 아파트와 주석단 건물, 가로수 역시 물에 둘러쌓였다.

원산 시내가 물바다로 변한 것은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들면서 단 3시간 만에 132㎜의 비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조성중앙TV는 “태풍 9호의 특징은 바람보다 강수량이 많은 것”이라며 “(원산에) 새벽 3∼6시 132㎜의 강한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렸고, 2일 21시부터 3일 6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200㎜에 달한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해수면 역시 기존보다 77㎝ 높아졌고,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는 해일 현상이 발생했다. 서호·마전해안가 지역에는 168㎜, 함흥 시내에서는 68㎜의 비가 내렸다. 이 밖에도 조선중앙TV는 강원도 고성군, 문천시, 신포시 등의 수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내보냈다.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지난 2일 오후 6시부터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태풍 마이삭의 위치와 함께 주요 도시의 수해 상황을 보도했다. 지난 달 태풍 바비가 들이닥쳤을 때도 이 같은 보도방식을 채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해 태풍 ‘링링’ 상륙 당시 정규방송시간대 내에서만 태풍 관련 보도를 특별 편성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방송시간을 심야시간대로 연장하고, 실시간 방송과 근접할 정도로 태풍 관련 보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24시간 태풍 특보체제를 갖추고 함경남도·강원도 등 현장에 기자를 보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직접 운전대를 잡아 수해 현장을 방문하고, 수해 복구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면서 북한 언론도 경각심을 제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김덕훈 내각총리도 이날 강원도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총리가) 강원도 김화군과 평강군의 큰물피해복구정형을 현지에서 요해하였다”며 “피해지역 주민들과 고락을 함께 하면서 생활상애로를 풀어주며 큰물피해를 하루빨리 가시기 위한 조직정치사업을 보다 치밀하고 박력있게 벌려나갈데 대하여 언급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달 태풍 ‘바비’로 이미 큰 피해를 입은 데다 ‘마이삭’에 이어 다음주 ‘하이선’까지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북한의 식량 상황 등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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