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지금은 금융시장 위기 관리에 유념할 때

[사설] 지금은 금융시장 위기 관리에 유념할 때

기사승인 2022. 11. 03. 18:0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일(현지시간) 예상대로 '자이언트스텝'을 밟아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다. 미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는데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국과는 금리 차가 1.0%로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시장안정조치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시장에 적극 개입한다는 의미다.

연준은 12월에 '빅스텝'(0.5%p 인상)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미 기준금리는 4.5%를 넘는다. 문제는 인상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었지만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말로 금리를 계속 올릴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으로 한국은행의 고심은 깊어졌다. 1%p 금리 차는 한·미 금리 역전기인 2018년 3월∼2020년 2월과 같은 수준인데 기준 금리 차의 확대에 따라 외국 자본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한은은 2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전문가들은 0.5%p 인상을 예상한다. 6차례 연속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는 얘기다.

금리 인상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가계대출과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 고통을 가중시킨다. 9월 5.7% 오른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달 생산·투자·소비·무역이 모두 줄었는데 회복도 지연시킨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을 것이다. 전경련이 고금리로 기업의 대출상환 능력 악화와 채무불이행을 우려한 것은 엄살이 아니다.

현 상황은 총체적 위기인데 걱정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대책은 없다. 은행이 95조원을 투입하지만 언제까지 돈을 풀 수는 없다. 흥국생명 영구채 5억 달러 조기 상환이 불발된 것은 한국 금융기관의 상환능력에 대한 외부 평가가 싸늘하다는 얘기다. 일부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보다 한국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위기관리를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