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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도체기술 수출 통제 강화…美의 대중 압박에 호응

네덜란드, 반도체기술 수출 통제 강화…美의 대중 압박에 호응

기사승인 2023. 03. 0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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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도체 생산장비의 수출통제 규정 확장 필요"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조치 일환
Netherlands Chip Machines <YONHAP NO-1012> (AP)
네덜란드의 반도체 노광장비 제조업체인 ASML의 로고./사진=AP 연합
네덜란드가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기술 수출통제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미중이 본격적인 반도체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 대한 동참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특정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기존 수출 통제 규정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면서 새로운 규제 조치가 올여름 전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장비 규제 강화 이유에 대해 "국제·국내 안보적 필요에 따라 이 기술을 최대한 신속하게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향후 국가차원의 통제목록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덜란드 정부는 가치사슬의 불필요한 붕괴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신중하고 정교하게 이번 조치를 결정했다"며 "기업들이 무엇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인지하고, 새로운 규정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중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반도체 미세공정의 핵심장비인 노광장비의 대중국 수출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그는 자국의 노광장비 제조업체인 ASML이 생산하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기술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은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생산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ASML이 중국에 최첨단 EUV 노광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그리고 이번엔 이전 세대인 DUV 노광장비에도 수출 규제를 확장 적용한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기술 수출통제 강화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해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규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동맹국이자 반도체 장비 핵심 생산국인 네덜란드와 일본에도 협력을 요청했고, 양국은 이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한국과 독일 등에도 수출통제에 합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날 네덜란드 정부의 발표에 대해 ASML 측은 "최첨단 DUV 장비 부문 수출을 위해 허가를 신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DUV 노광장비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이것이 2023년 재무 지침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ASML은 올해 전체 매출액이 25%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대중국 매출 규모는 22억달러(약 2조9000억원) 정도로 전년과 비교해 제자리걸음인 수준에 그쳤다. 이는 상대적으로 대중국 수출이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또 ASML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중국 내에 상당한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어, 이번 조치가 업계에 미칠 후폭풍에 관심이 모인다.

네덜란드와 함께 대중국 반도체 기술 수출 규제에 동참하기로 한 일본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반도체 수출 정책에 대한 새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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