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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안갈고 낮잠도 안재워…어린이집 아동학대 논란에 프랑스 사회 충격

기저귀 안갈고 낮잠도 안재워…어린이집 아동학대 논란에 프랑스 사회 충격

기사승인 2023. 04. 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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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어린이집에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신체적 학대 행위 정황도
어린이집
11일(현지시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일부 어린이집에서 원생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이거나 기저귀를 교환해주지 않는 등의 아동학대 행위가 관찰됐다./사진=Pixarbay
일부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행위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공개돼 프랑스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현지매체 BFMTV는 11일(현지시간) 사회복지조시단(IGAS)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프랑스의 일부 어린이집에서 원생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IGAS가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는 지난해 6월 리옹의 한 사설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부식 제품을 삼키게 해 11개월 아기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후 작성됐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 즉각는 IGAS에 전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하는 전반적인 실태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IGAS는 프랑스 총리 산하 기구로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공공기관이 국민들에 적절한 도움을 주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평가를 매기는 역할을 한다.

IGAS는 이번 조사를 위해 프랑스 전국의 총 36개 공·사립 어린이집 직접 방문하고 5275명의 원장과 1만2545명의 보육교사를 만났다. 또 자녀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2만7671명의 부모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어린이집의 운영 실태는 '들쑥날쑥'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와 복지 상태가 좋은 어린이집과 그렇지 못한 어린이집의 격차가 심각했다는 얘기다. 관리가 잘되고 있는 어린이집의 경우 높은 수준의 아동 교육학 교수법에 따라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들은 아이들의 반응을 유심하게 관찰하고 적절하게 대응해 아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줬다.

반면 관리와 복지 상태가 좋지 않은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원생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이거나 기저귀를 교환해주지 않는 등의 행위가 관찰됐다. 설문조사 참여자들 또한 아동학대와 비슷한 행위가 어린이집에서 일어난다고 응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용변을 보려는 원생을 화장실에 데려다만 놓고 후속조치를 해주지 않거나 아이들을 재우기에 충분한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러 낮잠을 재우지 않고, 아이가 잠들 때까지 울도록 방치하는 등의 아동학대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원 밝히기를 꺼린 한 응답자는 "심지어 원생들의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기 귀찮아 마실 것을 최소한으로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폭로해 충격을 줬다. 또 기저귀에 대소변을 본 원생에게 언어적으로 모욕감을 줘 용변을 보지 못하도록 심리적 압박을 준 사례도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는 아이들의 코를 잡아 입으로 숨 쉬게끔 한 뒤 열린 입으로 음식물을 억지로 넣는 경우도 있었고,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뜨거운 난방기 곁에 서도록 하는 등의 신체적 학대도 관찰됐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IGAS측은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 행위를 막기 위해 보다 확실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공·사립 어린이집에 대한 정부의 권한 강화와 실태조사 횟수 증가, 보육교사들의 전문가적 자질 향상,어린이집 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재정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잔-크리스토프 콤브 보건부 장관은 "보고서를 작성한 IGAS의 조언을 모두 고려해 신속하게 문제해결 방안을 찾겠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약속한 '유아동을 위한 공공 서비스' 확립을 위해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 대략적인 구상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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